• 아시아투데이 로고
연매출 25조 육박 중국 패션기업 쉬인의 성장비결, 디자인 표절?

연매출 25조 육박 중국 패션기업 쉬인의 성장비결, 디자인 표절?

기사승인 2022. 07. 04. 07:2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WSJ "쉬인, 상표권 침해·디자인 표절 소송, 2019년 이후 최소 50건"
원고, 대기업부터 영세업체·개인...협력업체 탓 쉬인, 진정성 의심
쉬인, 하루 6000개 신제품 판매...2년간 6배 급증 매출, 190억달러
중국 쉬인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미국 법원에서 제기된 중국 패션기업 쉬인에 대한 상표권 침해나 디자인 표절 소송이 최근 3년간 최소 50건에 달한다고 보도했다./사진=쉬인 미국 홈페이지 캡처
최신 유행을 빠르게 반영하는 패스트패션 업계에서 12년만에 세계 최고 수준의 매출을 기록한 중국 패션기업 쉬인의 성공 비결 중 하나가 상표권 침해와 디자인 표절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미국 법원에서 제기된 쉬인에 대한 상표권 침해나 디자인 표절 소송이 최근 3년간 최소 50건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상표권 침해와 디자인 표절로 쉬인을 고소한 원고는 미국의 랄프 로렌과 선글라스 업체 오클리 등 대기업부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직접 제작한 상품을 판매하는 영세 업체, 그리고 개인까지 다양하다.

2008년 설립된 쉬인은 온라인 인플루언서와의 성공적 제휴와 할인된 가격, 그리고 하루 최대 6000개에 달하는 신상품으로 패스트패션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는데 이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시대의 온라인 쇼핑 열풍 속에서 서구 소비자를 목표로 하고, 오프라인 매장을 피하는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매출이 2년 동안 6배 증가한 190억달러(24조6600억원)로 추산, 스웨덴의 패스트패션 브랜드 H&M과 거의 같다고 WSJ이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용해 설명했다. 유행에 민감한 MZ세대의 절대적인 지지 속에 기업가치도 1000억달러(약 130조원)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WSJ은 경쟁사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매일 수천개의 신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쉬인의 능력은 부분적으로 중국의 잘 발달한 의류 공급망을 활용했기 때문이라며 티셔츠·반바지 같은 필수품은 온라인에서 종종 5달러(6500원) 이하라고 전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러한 초고속 성장 비결인 하루 수천개의 신상품과 저렴한 가격의 배경에 상표권 도용과 디자인 표절이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미국 스트리트패션 브랜드 중 고가 브랜드로 분류되는 스투시는 쉬인이 티셔츠에 스투시의 상표를 붙여 17.67달러(2만3000원)에 판매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쉬인은 록그룹 너바나의 앨범 디자인을 허락도 없이 티셔츠에 사용해 피소됐다.

쉬인은 인스타그램 등 인터넷 공간에서 독특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끄는 독립 디자이너들의 작품도 허락 없이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쉬인은 문제가 생기면 제3자 협력업체의 탓으로 돌리며 제품 검토 프로세스에 대한 투자와 개선을 약속하지만 그 진정성이 의심된다.

2020년 7월 자신의 고양이와 두개골 디자인이 티셔츠에 도용되고 있다며 삭제를 요구한 독일 거주 한 화가의 이메일에 대해 쉬인은 제품이 자사가 제조한 것이 아니라 중국 협력업체에서 완제품으로 구매해 15벌을 판매했다며 40달러의 보상을 제안했다.

이에 이 화가는 자신의 디자인인 새겨진 티셔츠가 쉬인의 라이선스 소매점에서 19달러에 판매되고 있고, 다른 티셔츠와 핸드폰 케이스 등 총 9개 제품에 자신의 디자인이 사용되고 있다며 그 보상 제안을 거부했다.

WSJ은 낮은 가격에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해야 하는 패스트패션 업계에서 표절 주장을 드문 일이 아니지만 2019년 이후 쉬인이 저작권·상표권 침해로 피소당한 사례는 경쟁업체 H&M의 거의 10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