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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현대오일뱅크마저 상장 철회…NH證, IB 명가 재건 ‘암초’

[취재후일담] 현대오일뱅크마저 상장 철회…NH證, IB 명가 재건 ‘암초’

기사승인 2022. 07. 2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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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희
최근 'IB(기업금융) 명가' 재건에 나선 NH투자증권이 또다시 암초에 부딪혔습니다. 상장 대표 주관을 맡은 '대어' 현대오일뱅크(시장 예상 기업가치 10조원)가 21일 상장을 철회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주식시장 악화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합니다.

NH투자증권으로선 그간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할 기회가 사라졌습니다. 물론 현대오일뱅크가 'IPO 삼수생(2012년, 2019년, 2022년)'인 만큼 향후 재도전 가능성은 열려있습니다. 다만 주관사로서 NH투자증권이 당장 손에 쥘 이익은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인고의 시간을 보낸 IB 부서 실무진도 다소 힘 빠지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IPO 전통 강자인 NH투자증권은 올해 유독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상장 주관 기업인 SK쉴더스와 원스토어 역시 상반기 IPO를 철회했습니다. 결국 올 상반기 상장 주관 실적은 3건에 그쳤습니다. 또 LG CNS와 카카오모빌리티 등 대어급 기업공개 대표 주관사 경쟁에서도 잇단 고배를 마셨습니다.

특히 업계에선 신흥 강자로 부상한 KB증권과의 주관 경쟁에서 밀린 점은 여러모로 자존심 상할 일이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전까지만 해도 KB증권은 기업공개와 유상증자, 주식연계증권 등을 포함한 ECM(주식자본시장)에선 존재감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런데도 올해 LG에너지솔루션과 LG CNS 상장 주관사 자리를 모두 KB증권이 차지했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LG그룹과 NH투자증권 사이에 서운한 일이 쌓였기 때문"이란 해석도 있고, "KB증권 모 임원이 LG그룹과 혼맥으로 얽혀 있어 수혜자"란 설(設)도 있습니다.

NH투자증권 내부에서도 위기 의식이 감지됩니다. 정영채 대표가 지난 5월 말 IB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했기 때문이죠. 회사 안팎에선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명예 회복을 위해 칼을 빼든 것으로 봤습니다. 정 대표는 하반기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 흥행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설 전망입니다. NH투자증권은 케이뱅크, 컬리, 바이오노트, 골프존카운티, SK에코플랜트 등 5개 기업 상장 대표 주관사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업계에선 시장 회복 시 NH투자증권이 오랜 시간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성과를 낼 것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는 진리입니다. 즉 절대 강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왕좌에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어려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명성을 되찾느냐, 잃느냐. NH투자증권이 기로에 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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