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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위빠사나 포교 20년’ 우 소다나 사야도 한국마하시선원장

[인터뷰] ‘위빠사나 포교 20년’ 우 소다나 사야도 한국마하시선원장

기사승인 2022. 08. 1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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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에게 계율, 보시, 불방일 중요성 강조
"오늘이 제일 좋은 날, 빳타나 염송 권해"
우소다나 사야도 인터뷰
아시아투데이 김현우 기자 = 지난 10일 경기도 안양시 한국마하시선원에서 만난 미얀마 승려 우 소다나 사야도가 계의 중요성과 보시의 이익, 위빠사나가 갖는 장점 등 마하시선원이 강조하는 바를 설명하고 있다. 사야도는 '큰스님'이란 뜻이다. 이날 통역은 한국인 승려 우 담마간다 일창스님이 도왔다. /김현우 기자 cjswo2112@
선불교가 주류인 한국과 달리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불교는 티베트 불교와 위빠사나다. 호흡과 몸의 감각을 통해 고요함에 이르고, 고요함을 바탕으로 불법을 사유하는 방식의 수행인 위빠사나는 석가모니가 했던 수행법을 계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명상법'으로 탈바꿈돼 전 세계에 퍼졌다. 종교 색채를 뺀 위빠사나 테크닉이 몸과 정신의 건강에 유익하다는 게 의학적으로 입증돼서다.

미얀마 고승 마하시 사야도(1904~1982)가 창건한 마하시선원은 이런 위빠사나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도록 첨병 역할을 한 곳이다.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한국마하시선원의 선원장 우 소다나 사야도 역시 전법(傳法)을 위해 타국서 헌신하고 있는 마하시선원의 승려다. 사야도는 '큰스님'이란 의미다. 2002년 한국 땅을 밟은 그는 올해 한국전법 20주년을 맞이했다. 현재 그는 해인사에서 출가한 뒤 테라바다(미얀마·스리랑카 등 동남아에 전승된 불교)를 접한 한국인 승려 우 담마간다 일창스님과 함께 안양과 충남 천안을 오가며 한국인들을 가르치고 있다. 전법 20주년을 맞는 그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국마하시선원이 10년 전보다 크게 번창했다. 비결이 뭔가.

"처음에는 우리의 가르침이 한국인의 기질에 맞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결국 같은 불교 신자라 마하시선원의 가르침을 수용하는 이들이 나왔다. 오늘날의 성공은 함께한 사람들의 믿음과 지혜가 늘어난 덕이다. 비유하자면 연꽃이 싱싱하게 피려면 믿음이란 물이 충분해야 한다. 법문과 교학·위빠사나 지도는 믿음이란 물을 대주는 행위다."

-마하시선원은 테라바다 전통 안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 테라바다 전통의 장점과 테라바다가 한국불교 또는 한국불자에게 줄 수 있는 혜택은 뭔가.

"우선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부처님 가르침 그대로 첨가하지도 않고 전한다는 것, 부처님이 전한 가르침을 그대로 실천할 수 있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는 (한국서 잘 듣기 어려운) 아비담마(석가모니 가르침을 해설한 논서)를 일주일에 한 번씩 강의해서 500강 넘게 강의했다. 테라바다 전통의 여러 경전도 강의하지만 특별히 중요하게 여기는 건 위빠사나의 실천이다. 천안 호두마을에서 위빠사나를 지도한 지도 벌써 3년이 넘었다. 호두마을에선 일반인은 물론 승려도 위빠사나를 배울 수 있다."

-테라바다 전통은 계율을 중시하는 것 같다. 계율이 어떤 면에서 중요한지 또 재가자 입장에서 계를 지키는 것이 어떤 이득인지 설명해달라.

"나무가 튼튼해지려면 뿌리, 줄기, 가지가 다 강해야 한다. 계는 뿌리와 같다. 계가 있어야 삼매(마음이 고요하게 집중된 상태)가 나온다. 불선업(不善業)은 후회와 들뜸을 낳는다. 이는 삼매에 방해가 된다. 계를 철저하게 지키지 않으면 마음을 확고하게 가질 수 없고 성취가 더디다. 테라바다 전통에선 계를 지키면 재산이 늘고 대중 속에서 당당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또 임종할 때 헤매지 않고 잘 죽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대중이 모여 계율을 지키지 않은 것을 고백하고 참회하는 '포살' 의식이 중요하다고 본다. 한 달에 4번, 그날 하루만이라도 성자처럼 청정한 삶을 경험하는 거다."

-마하시선원 하면 위빠사나가 떠오르는 데 마하시선원의 수행에 대해 좀 더 알려달라.

"우리가 하는 위빠사나는 실재하는 물질과 정신의 관찰을 중시한다. 물질은 몸의 느낌, 특히 숨을 쉴 때 배의 부품과 꺼짐에 집중한다. 정신은 망상과 무상에 따른 고통과 무아 등을 관찰하는 것이다. 우리 수행의 특징은 경행(천천히 마음을 챙기면서 걷는 것)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경행을 1시간 하고 다음에 좌선을 1시간 하는 식이다. 그래야 졸지 않고 집중이 잘 된다. 동남아 위빠사나 센터 등에 가면 경행을 오래 하는 이유를 잘 설명하지 않는 데 경행을 충분히 해야만 정진할 수 있다."

-마하시선원은 보시 공덕을 강조하는 것 같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보시 공덕이 아닌 더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면 뭔가.

"보시의 이익은 참으로 크다. 보시하면 높은 명성을 얻고 대중 앞에서 떳떳하다. 또 죽은 뒤에 천상에 태어난다. 부처님도 바라밀을 행할 때 보시를 기본으로 꼽으셨다. 우선 실천이 쉽고 다른 선업을 쌓을 바탕이 된다. 기나긴 윤회의 여정에 선업을 실천하기 위해선 노잣돈이 필요하다. 보시 공덕으로 다음 생에 얻는 부는 다시 선업을 배풀 수 있는 자본이 된다. 보시가 윤회에서 해탈로 가는 여정의 노잣돈인 셈이다."

-신행생활에 있어서 신경써야 하거나 중점을 둬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세속적인 일이든 출세간(세속을 벗어나 해탈 추구)의 일이든 첫 번째 확신을 가져야 한다. 두번째 정성스럽게 해야 한다. 세 번째는 열심히 꾸준히 해야 한다. 부처님이 열반 직전까지 강조한 것이 불방일(不放逸·게으르지 않음)이다. 마지막으로 '마음챙김·새김(사띠)'은 선한 대상에 마음을 밀착시킨다. 마음챙김은 정말 중요하다."

-한국 불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모든 일은 업과 정진, 지혜가 관여한다. 정진과 지혜로 덜 수 있는 업도 있지만 피할 수 없는 업보도 존재한다. 사람이 언젠가 죽는 것처럼 싫더라도 받아들여야 하는 게 있다. 이런 것을 자각한다면 언제나 오늘이 제일 좋은 날이다. 테라바다 가르침에 따르면 현재는 탐진치(탐욕·성냄·어리석음)가 늘어나는 시기다. 수행 환경이 지금보다 나중에는 더 안 좋아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매일 선업을 실천해라. 특히 부처님이 남긴 가르침인 위빠사나를 권한다. 아미담마 마지막권에서 있는 조건과 관계에 대한 성찰을 추린 게송인 '빳타나' 염송도 추천한다. 미얀마에선 '빳타나'가 가장 뛰어난 법이라서 가장 먼저 사라진다고 보고 귀하게 여긴다. 또한 '빳타나' 염송의 공덕이 크다고 보기에 널리 읽는다. 한국 불자들도 '빳타나'를 접했으면 한다."

우소다나 사야도 인터뷰
아시아투데이 김현우 기자 = 우 소다나 사야도가 테라바다 전통에 입각해서 한국 불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말들을 전하고 있다./김현우 기자 cjswo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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