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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칼럼] 믿음직한 군(軍)을 위해 국민과 정부가 할 일

[전인범 칼럼] 믿음직한 군(軍)을 위해 국민과 정부가 할 일

기사승인 2022. 10. 0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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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특전사령관
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현 특수·지상작전 연구회 고문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에 소련의 스탈린과 중공의 모택동의 지원을 받은 북한 인민군의 야포들이 공격 준비사격을 시작하여 6.25 남침이 시작되었다. 국군은 수류탄 두 발과 실탄 몇 발만 갖고 북한의 전차를 막았으나 3일 만에 서울이 점령되었다.

유엔군이 지원에 나섰지만 장비가 부족하고 무기가 없는 한국군이나 훈련이 부족한 미군들은 낙동강까지 쫓기며 최후의 방어선을 구축했다. 미군 장군은 바주카포를 들고 싸우다가 포로가 되는 지경까지 갔다. 그러다가 모두가 반대하던 상륙작전이 인천지역에서 성공하였다. 서울이 공산군으로부터 수복되고 공산주의자들의 만행이 천하에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국군은 1950년 10월 1일에 38선을 넘어 본격적인 북진을 시작하였고 후일 10월 1일을 국군의 날로 정하고 기념하고 있다. 2022년은 우리 국군의 74주년이다.

올해 국군의 날 기념행사는 육해공군 본부가 모인 계룡대에서 거행하였다. 아무리 과거와 같은 절도가 없다 하지만 젊은 군인들의 재빠른 모습과 활기찬 움직임은 그동안의 걱정을 해소하기에 충분했다. 각군 사관학교 생도와 장교·부사관 후보생들을 보면 너무나 고맙고 장하다는 생각을 금할 수가 없다.

그러나 후보생 지원율이 급감하여 20명 정원에 2명만 지원한다는 현실 얘기를 들으면 큰일이라는 생각을 안 할 수 없다. 봉급이 적고 복무기간이 병보다 길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하지만 그것보다는 초급장교와 초급부사관을 무시하고 어린아이 취급하는 선배들과 상관의 나쁜 버릇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작은 나라 우크라이나가 큰 나라 러시아를 곤경에 빠트리는 이유는 초급간부들에게 권한을 위임한 결과라고 한다. 전투와 전쟁에서 이기려면 계급 높은 분들은 아랫사람을 믿는 용기가 필요하다.

기념행사에서는 신형 전차, 장갑차, 각종 포와 유도탄 그리고 헬리콥터와 하늘을 지배하는 최고의 전투기와 드론이 선보였다. 우리 무기는 4차 산업시대의 기술이 접목되어 이제는 전 세계에 수출되고 많은 나라들의 평화와 안보를 지키는 주축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통신망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아 능력의 반도 구현 못 하거나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을 하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들린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군 통신망은 밴드 용량이 부족하고 보안성 운용정책 문제로 국제 기준에 못 미치기 때문에 외국군과의 연합작전이 제한되고 아군 장비 간의 상호운용성을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어쩌다 이런 지적이 나오는지 이런 문제야말로 특감을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누구의 잘못을 밝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실을 확인하고 최단 시간 내에 발견된 문제를 해결해야 4차 산업시대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다. 우리나라 군대 무전기가 북한 무전기보다 못하다는 평가는 믿기 힘든 얘기이다.

주한미군의 유일한 전차부대가 한국을 떠난다. 전차부대가 철수하는 대신 경보병 기계화부대가 대신한다. 미국은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우리는 그 말을 믿고 있다. 전차부대가 철수하는 이유가 뭘까? 우리나라에서 훈련, 특히 사격을 못 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지 못하면 곧 주한미군의 전투부대가 추가 철수 할 것이다. 국방부만으로는 사격장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사격장 주변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고 실(實)사격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현시점에서 안보의 가장 중요한 현안이라고 본다.

국군의 날 74주년을 맞이하여 우리군의 위용과 능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자랑스러운 군인과 젊은이들이 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은 국민의 몫이다. 또한 전쟁을 예방하고 지역의 안정과 평화에 핵심인 주한미군의 전투부대가 한반도에 주둔할 수 있도록 주둔(훈련)여건을 보장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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