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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칼럼] 견제의 대상이 된 한국과 그 산업

[이효성 칼럼] 견제의 대상이 된 한국과 그 산업

기사승인 2022. 10. 10.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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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본지 자문위원장_전 방송통신위원장2
아시아투데이 주필
한국은 냉전 시기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었다. 이어진 탈냉전기에는 시장경제와 자유무역의 세계화 속에서 재빠른 사회와 경제의 디지털화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그래서 한국은 2018년에는 세계 일곱 번째로 30-50 클럽의 일원이 되었고, 2021년에는 UNDP(유엔개발계획)가 한국을 선진국으로 공식 선언했다. 그럼에도 한국은 내외에서 중진국 정도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겪으면서 세상은 한국이 전통적인 제조업과 함께 바이오, 방위, 대중문화 등의 특수 산업, 디지털 인프라, 의료보건 시스템, 소프트 파워에서도 앞서가는 명실상부한 선진국임을 깨닫게 되었다.

한국은 1950년대 초 전쟁을 겪고 나서 세계 최빈국의 하나였으나 이제 다방면의 선진 산업과 막강한 경제력을 가진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런 한국을 발전도상국들은 부러워하며 닮고자 하는 모범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선진국이나 강대국들은 겉으로는 칭찬하지만 속으로는 경계와 견제의 심리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인 미국이 더 그러하다. 최근에 한국 산업의 경쟁력이 확고해지자 미국의 경계와 견제도 점점 더 노골화하고 있다.

미국은 미군의 한국 주둔과 탈냉전 기에 세계화의 추진으로 한국의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그리고 2021년과 2022년의 양국 정상의 공동 성명서는 한·미 양국의 군사동맹을 산업동맹으로 확대하는 듯한 내용들을 담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이 제조업의 부활을 위해 주요 제품의 미국 내 생산 정책을 추진하면서 한국 제조업에 대한 견제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본래 한국의 국방 산업에 노골적인 견제를 보여 왔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 후 갑자기 한국 무기들이 각광을 받게된 데다 반도체와 2차 전지에서 한국의 세계적 경쟁력을 확인하게 되면서 한국 제조업에 대한 미국의 견제 심리가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그동안 철강, 세탁기 등을 비롯한 몇몇 한국 제품에 대해 덤핑 관세로 견제를 해왔다. 그러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에서 생산하는 한국의 반도체 산업체들에 판매 정보의 제출을 요구했다가 반발을 사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산업 관련 각료들은 한국을 방문하여 삼성, SK, LG, 현대 등으로부터 막대한 대미 투자 약속을 받아냈다. 그러나 '인플레 감축법'에서는 현대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고, 반도체와 바이오 산업에서도 비슷한 조치가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미국은 양자 컴퓨팅에 쓰이는 2나노 급의 차세대 반도체 양산을 위해 한국 대신 일본과 공동 연구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또 한국에 약 7조원의 공장을 설립하려던 대만의 '글로벌 웨이퍼스'사의 투자 계획을 가로채기도 했다. 무엇보다 미국은 한국이 무기 시장의 경쟁자로 대두하는 것에 편치 않은 기색이다.

앞으로 한국이 세계무대에서 더 부상하고 활약이 더 커질수록, 한국은 강대국 및 선진국들의 이해관계와 부딪힐 가능성도 더 커지고, 따라서 그들의 한국에 대한 경계와 견제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은 한한령으로, 일본은 반도체 핵심 소재의 수출 제한으로 이미 한국을 견제하고 있다. 최근 폴란드의 막대한 양의 한국 무기 수입 계약이 보여주듯, 한국 무기가 갑자기 유럽에서 각광을 받자 유럽 무기 시장의 강자이던 독일도 한국을 경계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앞으로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될 것이다.

이제 한국은 선진국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경쟁해야 하는 같은 선진국의 처지에 있다. 협력을 더 잘 이끌어내고 경쟁에서 우위에 서려면 국제 정세에 밝아야 되고 상대와 관련 사안에 대해 잘 알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 국가와 산업계는 세계 각 지역과 나라의 역사, 정치, 군사, 경제, 문화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인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외교 및 통상교섭 업무 담당자의 수를 대폭 늘리고 그 전문성을 높여서 중요 대외 업무에 치밀하게 준비하고 대처할 수 있게 해야 한다.인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외교 및 통상교섭 업무 담당자의 수를 대폭 늘리고 그 전문성을 높여서 중요 대외 업무에 치밀하게 준비하고 대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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