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김동철 칼럼] 인공지능이 부스터샷?

[김동철 칼럼] 인공지능이 부스터샷?

기사승인 2022. 10. 10. 18:07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김동철
공학박사, 메타넷티플랫폼 고문
프랜차이즈 음식점에 가면 인공지능이 예약을 받고, 로봇이 서빙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단골손님을 알아보거나 예약을 확인하는 것 같은 추가적인 업무나 가져온 음식을 테이블로 옮기는 등의 섬세함까지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러한 첨단기술을 음식점에 도입했다는 것 자체로 홍보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을 것이다. 사람의 업무를 일부 대신했다는 점에서 인공지능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대신하는 업무가 지극히 낮은 레벨의 것이어서 고도의 프로그래밍이 수반된 것이라 볼 수 없다. 인공지능은 현재 사람이 하는 모든 것을 대신하는 것을 지상과제로 추구한다. 더 나아가서 빅 데이터의 분석적인 의사결정이 더해진다면 세상의 문제를 사전에 막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국가적으로 데이터레이크를 만드는 프로젝트가 수년째 진행 중이다. 일단 모아 놓으면 쓸모가 있다는 것이 출발점이다. 이러한 데이터들을 잘 연결해서 응용할 수 있으면 그것이 인공지능의 시작이다. 요즘 우리 국민들에게 가장 민감한 사안 중 하나인 부동산 문제에 데이터레이크를 활용한 인공지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더라면 지금까지 일어난 부동산 관련 문제들은 사전에 방지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부동산 관련 공직자들과 그 친인척들의 경우 업무와 관련이 있는 부동산에는 등기가 아예 불가능하도록 인공지능이 사전에 알람을 준다면 많은 불법적인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는 안건들에 대해서 인공지능은 수많은 법률과 제약을 검증해 주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매번 사건과 사람의 이름을 딴 법률을 만드는 것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인공지능의 지식수준은 쌓여 있는 빅 데이터에 의존한다. 국가적인 빅 데이터는 국가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글로벌 한 빅 데이터가 준비되어 있다면 인류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팬데믹 상황은 역설적으로 전 지구적인 데이터를 모으고 연결하는 좋은 계기이다. 전쟁을 통해 의학과 과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개인들의 유전자 정보와 유행병의 진행상황을 연결해서 인공지능으로 분석한다면 매일 확진자 수와 위중증 환자의 수를 집계하는 것 이상의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사실 코로나의 돌파감염이 3번의 접종을 마치고 항체가 적절히 생겼음에도 발생하는 것인지, 아니면 접종 완료 후에도 항체가 생기지 않는 개인적인 체질의 특징에 따라 발생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항체 검사는 팬데믹을 이겨내는 빅 데이터가 될 수도 있다.

인공지능의 또 다른 목표는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는 것이다. 미국 우주인은 러시아나 중국의 우주선에 탔을 때, 계기판이나 설명서를 읽을 수 없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사람과 원활하게 소통하는 상황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외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택시기사들도 이러한 인공지능의 언어 소통 덕에 글로벌 사회에 전혀 문제없이 본업에 충실할 수가 있다. 또한 스마트폰에 나타난 모든 자료들을 원하는 나라의 언어로 보고 들을 수도 있게 된다.

인공지능은 양날의 칼처럼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 좋게도 혹은 나쁘게도 쓰일 수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복잡한 금융상품의 내용을 알지 못한 채 전문가들의 일부 이야기만 듣고 투자를 했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가 많다. 이런 경우 인공지능은 복잡한 상품설명을 투자자의 이해도에 맞게 쉽게 풀어서 제공해 줄 수도 있으며, 전문가의 영업적인 화술에 넘어가지 않도록 해줄 수도 있다. 반면 현재의 인공지능 수준이라면 빅 데이터가 조작된 것인지 알기 어렵다. 따라서 의도된 군중심리를 만들어낼 수도 있고, 세상을 혼돈 속으로 빠뜨릴 수도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큰 그림 속에서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이 세상의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빅 데이터는 점점 커지는 속성을 가지고 있고, 인공지능은 점점 고도화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상대성을 갖는다. 얼마나 더 커야 빅 데이터인지 얼마나 똑똑해야 인공지능인지 따질 필요는 없다. 스스로 진화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들은 시들거나 잡아먹히게 된다. 인공지능이 서비스 마인드를 장착한다면 능동적으로 세상을 이롭게 할 것이다. 아울러 사용자들이 필요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요구한다면 인공지능이 성장하는 부스터샷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