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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삼성·LG·SK’라도 성과급 천차만별… ‘박탈감·만족도’ 고민 많아

같은 ‘삼성·LG·SK’라도 성과급 천차만별… ‘박탈감·만족도’ 고민 많아

기사승인 2023. 01. 30.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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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연봉 50% 성과급… 생활가전은 7%
같은 반도체라도 하이닉스 성과급은 반토막
정유사는 2년째 성과급 1000%대 고공 행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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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옥. /제공 = 연합
팬데믹 이후 업황에 따라, 같은 회사라도 사업부별 업무에 따라 성과급 희비가 크게 갈리는 모양새다. 기업들은 그룹 계열사 간 상대적 내부 박탈감을 줄이는 한편 외부 경쟁사를 의식해 직원들 사기를 지켜내기 위한 성과급 완급 조절에 진땀을 빼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의 지난해 확정 실적이 속속 발표되면서 직원들의 성과급 보상 규모도 하나둘 구체화 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4분기 적자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음에도 성과급은 전년과 같이 연봉의 50%를 지급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반도체 위기에도 삼성이 성과급을 줄이지 않은 이유는 상반기, 목표 영업익을 달성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지만 일각에선 중요한 시기에 직원들 사기와 감산 없이 사업을 추진하는 삼성의 턴어라운드 자신감을 들고 있다. 같은 삼성전자를 다녀도 사업부별로 성과급은 크게 달라진다. 부진한 TV부문은 지난해 50%에서 올해 24%로, 생활가전은 지난해와 같은 7%대의 성과급에 머물렀다.

또 같은 반도체업계라도 SK하이닉스는 또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 기본급의 1300%를 받았지만 이번엔 700% 안팎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4분기 기준으로 1조1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점쳐지고 있어서다. 업계 1등 삼성이 인위적 감산 없이 버티는 그림이라면, SK하이닉스는 감산까지 동원해 어떻게든 손실을 줄여야 하는 입장이다.

LG전자는 역대급 실적을 쓴 전장사업(VS)에 기존 월 기본급의 150%에서 550%로 점프한 성과급을 주기로 했다. LG전자 전 사업부 중 가장 높은 액수다. 반면 TV 등 HE사업본부는 지난해 최대 710%에서 올해 130%로, 생활가전사업본부는 최대 660%에서 300%까지 쪼그라들었다. 철저한 성과주의다.

계열사 중엔 LG이노텍이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급을 받는다. 이날 LG이노텍은 광학사업부에 대한 700% 수준의 성과급을 약속했다. 실적은 전년동기대비 소폭 늘었어도 성과급은 지난해 1000%에서 상당 액수가 줄었다. 이에 대해 회사는 폭스콘 사태와 부정적 환율흐름을 이유로 들었다. 일각에선 실적이 나쁘지 않았어도 맏형 LG전자 부진 속 파티를 열 수 없는 게 배경 아니냐는 지적과 그 와중에 직원들 사기도 챙겨야 했을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반면 고유가 속 역대급 실적을 써나가고 있는 정유사들은 그야말로 성과급 파티가 열렸다. GS칼텍스 직원들은 성과급으로 연봉의 50%를 받게 됐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와 같은 처우다. 3분기 누적으로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으며 이미 지난해 연간실적의 2배를 뛰었다. 전년 기본급의 600%를 받았던 현대오일뱅크 직원들은 올해 1000%까지 확대된다. 전년동기대비 실적이 3배를 넘어선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은 같은 그룹사 하이닉스의 성과급 반토막 얘기가 나오는 와중에도 지난해와 같이 기본급 1000% 수준이 점쳐진다. 1조7542억원이던 영업이익이 1년새 5조3454억원으로 뛰어올랐을 거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노조 협의 이후 성과급을 지급하는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특별격려금 개념으로 현대차와 기아 전직원에 400만원을 지급했지만 올해는 현대로템과 위아·트랜시스 등 계열사 노조에서도 격려금 지급을 요청하며 정의선 회장과의 면담을 요구 중이다.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면서다.

재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당해년도 기업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배정했겠지만 향후 실적 전망 등 고려사항은 더 많았을 것"이라며 "그룹 계열사간, 또는 사내조직간 영업환경에 따른 급여 격차가 박탈감으로 연결되지 않게 하면서도 경쟁사 대비해선 좋은 처우로 직원들 만족감도 키워줄 수 있는 내부 조율이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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