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 당에 ‘安 엄중경고’ 요구…정진석 “도 지나칠 경우 적절한 조치”

5일 이진복 정무수석, 정진석 비대위원장 찾아
정진석 "어떤 경우든 대통령 끌어드리는 시도 지양돼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관련 기업인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일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국회에 보내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에 대해 엄중 경고해야 한다는 의견을 국민의힘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 의원이 전당대회에 윤 대통령을 끌어들이거나 상대 후보를 무리하게 비판해 당내 경선을 과열시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6일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 따르면 전날 이 수석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 이 수석은 정 위원장에게 "안 후보가 이런 식으로 캠페인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위험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이러한 의견을 전달한 배경엔 안 후보가 최근 당원들을 만나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라고 강조하고, 상대 후보 측을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라는 표현으로 비판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 수석이 어제 내 방을 찾아와 안 의원의 몇 가지 언사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경고성 지적을 한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정 비대위원장은 또 "선거운동이 본격화하면서 후보 진영 간 다소 과열 양상이 보인다는 걱정들이 있었는데, 후보들 간 자중자애하면서 오로지 당의 미래에 보탬이 되는 그런 선거운동에 임해줬으면 한다"며 "근거 없는 음모론 제기라든가 악의적 프레임의 언사와 같은 것은 자제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특히 어떤 경우든지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을 당내 선거에 끌어들이는 의도적인 시도는 지양돼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을 직접 겨냥하진 않았으나, 에둘러 안 의원을 비판한 메시지로 읽힌다.

정 비대위원장은 "간신배니, 윤핵관이니 하는 악의적 프레임을 자꾸 들먹이면서 선거 분위기 자체를 너무 과열하고 혼탁하게 만들어가는데 이건 스스로 자제하기를 바란다"며 "이런 것이 도가 지나치게 될 경우엔 저희들도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분명히 경고해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