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당 결산 배당금 전년비 55% 축소
한국금융,NH,키움도 줄줄이 급감
실적부진,리스크 관리 등 지급 주저
금융당국의 '경고성 메시지'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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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삼성증권은 지난해 말일 기준 '보통주 1주당 배당금 1700원'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2021년 결산 기준 보통주 1주당 3800원에서 55.3% 축소했다.
시가배당률(현재 주가 대비 배당금 비율)은 4.8%로, 2019년 결산 수준(4.3%)인 4%대로 내려갔다. 배당금 총액은 1518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3393억원)였던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다.
작년 실적 부진이 배당금 축소로 이어진 측면이 크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4239억원, 578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56.1%, 55.8% 감소했다.
삼성증권뿐만 아니라 주요 증권사들 역시 올해 배당 규모를 줄일 것으로 관측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주요 증권사별 작년 결산 배당금 감소 예상 수준은 △한국금융지주 6150원→2560원 △NH투자증권 1050원→461원 △키움증권 3500원→2249원 등이다.
다만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결산 배당금을 늘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일 보통주 1주당 결산 배당금을 100원에서 135원으로, 배당총액은 720억원에서 751억원으로 확대해 공시했다. 메리츠증권의 작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925억원으로 전년 대비 15.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8281억원으로 5.8% 늘었다.
증권사들의 성과급도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달 말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 등 두 곳이 성과급 지급을 완료했지만, 액수가 크게 감소했다는 후문이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이달 말, 한국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3월에 성과급을 지급한다.
작년 호실적을 낸 메리츠증권 임직원들은 '두둑한 성과급'을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화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증권사 배당과 성과급 지급에 대해 '경고성 메시지'를 냈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증권사의 성과급 지급, 현금배당 등에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험도가 높은 증권사는 시장 상황 및 리스크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 후 성과보수를 산정하고 지급하라"고 말했다.
또 금감원은 '클로백 제도' 채택 여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클로백 제도는 보수적 자금관리를 위한 배당액 축소와 성과급을 지급했다가 손실이 발생하면 이를 삭감·환수할 수 있는 제도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내부 분위기를 보면 성과급은 거의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최근 금융당국에서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성과급 지급에 신중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만큼 재작년보다 많이 받는 곳은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