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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날았던 4대 금융株, 尹 ‘돈잔치’ 비판에 반납

연초 날았던 4대 금융株, 尹 ‘돈잔치’ 비판에 반납

기사승인 2023. 02. 1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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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상승·대출자산 성장으로 호실적
지난 한달간 주가 최대 20% 후반 급등
성과급·현금배당에 국민 위화감
정부 압박에 시가총액 12조원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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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랠리에 더해 적극적인 주주환원방안까지 예고하면서 연초 날았던 4대 금융그룹 주가가 윤석열 대통령의 '공공재'와 '과점 타파' 발언에 상승폭 대부분을 반납했다. 4대 금융그룹주 시가총액은 지난달 고점 대비 12조원 가깝게 증발했다.

만년 저평가받던 금융주도 이젠 상승세를 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높였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강도 높은 비판 발언에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모습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금융당국의 '이자장사' '돈잔치' 지적은 은행들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호실적 배경엔 금리상승과 대출자산 증가 등의 구조적인 이유가 있는데, 이를 명분삼아 대규모 성과급과 현금배당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이 위화감을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 등 국내 4대 금융그룹 주가는 1월 한달 동안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20%대 후반까지 급등했다. 지난해 말 4만8500원 수준이던 KB금융 주가는 올해 1월 17일 장중 6만700원까지 올랐고,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주가 고점도 작년 말 대비 26~27% 상승한 수준이었다.

금융그룹주가 급등한 배경엔 실적 대비 저평가됐다는 판단과 함께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실적을 고려하면 주가는 저평가 돼 있었고, 금융그룹들이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펴기로 하면서 배당주로서 매력이 부각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4대 금융 주가는 하락을 거듭하며 상승폭 대부분을 반납했다. 16일 종가는 4대 금융 모두 지난해 말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 때문에 4대 금융 시가총액은 고점 대비 12조원 가까이 날아갔다.

금융그룹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데는 시장 상황보다는 은행에 대한 정부의 강한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2400선 초·중반에서 등락을 반복할 뿐 큰 변화는 없었다. 지난달 말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은 국방보다 중요한 공공재적 시스템이다. 고금리로 인해 국민들의 고통이 크다"는 발언을 시작으로 은행주가 하락 반전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도 "은행의 돈 잔치로 인해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언급하면 비판 수위를 높였다. 최근 은행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대규모 희망퇴직금과 성과급, 천문학적인 배당 등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금융당국도 은행의 성과급 운영체계를 들여다보고 금리부담 완화와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위한 추가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5대 은행이 예금과 대출을 독식하는 과점체제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경쟁을 촉진하는 방안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충당금과 배당, 지배구조, 금융지원 등 은행의 경영활동에 대해 정부가 개입하기로 하는 등 관치 가능성이 심화되자, 4대 금융에 대한 투자심리도 위축됐다. 4대 금융그룹의 외국인 주주 지분율은 40~70%에 달한다. 지난달에는 외국인 지분율이 상당폭 늘었지만, 이달에는 비중이 하락 하거나 제자리였다. 이날도 외국인 주주들은 4대 금융그룹 주식을 일제히 매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은행들이 호실적을 이유로 수천억원대 성과급과 현금배당을 결정하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정부가 은행 경영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건 은행주 매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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