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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형제나라 UAE의 AI 혁신경쟁

[칼럼] 형제나라 UAE의 AI 혁신경쟁

기사승인 2023. 03. 0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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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식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
세계적인 변화관리 석학인 존 코터 박사가 쓴 『빙산이 녹고 있다고?(Our Iceberg is Melting)』는 펭귄 부족이 위기를 극복하는 경영 우화이다. 평화로운 펭귄 부족의 보금자리 빙산이 녹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변화와 혁신을 꾀하는 리더의 헌신적인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최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개최된 2023 세계정부서밋(WGS)에 참가하며 이 책이 떠올랐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초고층 빌딩은 두바이 신도심에 있는 부르즈 할리파(828m)이다. 신도시의 기반 서비스와 관광을 통해 석유 기반 경제에서 탈바꿈한 두바이 지도자의 혁신 상징이다. 20년 전 황량한 사막에 세계 최고의 빌딩을 착공한 두바이는 오늘날 중동지역의 종주 도시 역할을 하고 있다. 석유를 대신하여 지속적으로 '혁신의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 2월 13일부터 15일까지 두바이에서 열린 제10회 WGS에 이집트 대통령을 비롯한 정상급 20여 명과 150개국의 고위직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300개 세션, 200명 스피커, 22개 포럼, 80개 양국 협정 및 미팅 등 다채로운 토론이 이어졌다. 세계경제포럼의 클라우스 슈밥 회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줌 영상으로 토론에 참여했다.

튀르키예, 시리아 지진 희생자에 대한 묵념을 시작으로 WGS의 의장인 무함마드 알 게르가위 내무부 장관은 기조연설에서 지난 10년간 급속한 세상의 변화를 언급하고, 미래를 바꿀 5대 전환(기후변화, 신경제지형, 인구성장, 문맹의 변화, AI의 정부역할)을 강조했다. 슈밥 회장은 "AI가 10년 후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고, 정부는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UAE는 2017년 세계 최초로 AI 특임장관을 임명했다. 이어서 2019년 세계 최초로 AI 전문 대학원(MBZUAI)을 설립했다. 전액 장학금, 숙소, 체재비, 의료보험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현재 200여 명의 학생 중 82%가 36개국에서 온 외국인 학생이다. 교수와 연구진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현직 장관 5명이 학교의 고문이다. 왜 그들은 AI에 집중할까.

2022년 개관한 두바이의 미래 박물관은 과거의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라 인류의 삶을 진일보시키는 AI를 비롯한 혁신을 실험하는 공간으로 구성되었다. 외관에는 두바이 국왕의 미래 비전을 담은 인용문구가 새겨져 있다. 개발·미래부 건물에는 "Impossille is Possible"이란 문구도 있다. UAE는 미래를 이해하고 펭귄의 경영 우화를 이미 실천하고 있는 듯하다.

WGS에서 세계 최대 내비게이션 '앱 웨이즈' 창업자 유리 레빈(URI LEVINE)은 "UAE 강점은 똑똑한 사람들이 정부에서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필자도 UAE의 많은 고위직 정부 관계자와 미팅을 통해서 느낀 것은 'AI를 통한 미래 혁신'으로 원팀이 되었다는 것이다. 20년 전에 두바이를 설계하고 성공했듯이 건국 100주년을 향해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필자는 WGS 공식 초청으로 지난달 14일 '민첩성 정부 혁신'과 15일 '시민 참여' 세션의 패널토론에 참여하여 AI 기반 도시안전 서비스, '메타버스 서울'을 통한 서울시의 시민 참여 방식과 '디지털 약자와 동행'의 포용정책을 소개했다. 디지털 선도도시 서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 속에 두바이 언론, 디지털 고위 정책관 만남에서 그들이 한국을 배우겠다는 겸손한 자세를 느꼈다.

대한민국 최초로 UAE를 국빈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300억불 투자유치 성과의 여운이 WGS 행사장에도 남아 있는 듯했다. 챗GPT가 몰고 온 뉴패러다임의 AI 시대에 형제 나라로 인식하는 양국이 우호적인 미래 혁신경쟁에 힘을 모으길 기대한다. 우리도 보금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펭귄 부족의 우화를 되새기며 장기적 안목의 AI로 가득 찬 미래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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