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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중 칼럼] 팬데믹 이후 우리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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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3. 03. 06. 18:47

팬데믹 이후 우리의 삶
아시아투데이 대기자 겸 대전충청본부장
또다시 봄이다. 지난해 봄에는 영춘(迎春)의 설렘이 없었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때문이다. 흔한 봄꽃축제도 모두 취소됐다.

코로나 발발 초기에는 감염자 동선과 신상이 공개돼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이후 집합금지와 집합제한이 반복됐다. 사람들은 모임을 할 수가 없었다. 사람들 관계는 소원했고 우울증을 호소했다. 필자 또한 유폐된 군생활만큼 우울했다. 돌아보면 지난 3년은 듣도 보도 못한 '코로나 지옥'이었다.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이 있다고 했던가. 우울함을 달래고자 매일 산책했다. 진돗개와 산책은 또 다른 기쁨이었다. 산책길에서 달과 별, 들꽃과의 대화는 위로가 됐다. 무엇보다 인생 한 바퀴에 대한 성찰은 큰 의미였다.

요즘은 하루 1만명 남짓, 대여섯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마침내 팬데믹에서 앤데믹으로 전환됐다. 3년만의 조치다.

'3밀(밀폐·밀집·밀접)'에서 벗어나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게 됐다. 코로나 이전으로의 회귀이나 사람들은 후유증을 호소한다. 일상의 복귀로 재택근무도 축소됐다. 재택근무자들은 그간 편안함에 아쉬움을 토로한다. 직장 상사와 마주하거나 잔소리를 피할 수 있어 좋았단다. 마지못한 회식도 불편했던 모양이다. 마스크로 표정과 감정을 숨길 수 있어 좋다는 사람도 많다. 개인생활이 좋고 혼자만의 생활에 익숙한 젊은이들의 반응이다.

민원으로 시달림이 적었던 공직사회는 민원인들과의 접촉을 부담스러워한다. 재택근무는 육아와 집안일도 겸할 수 있으니 양득(兩得)이었을 게다. 혹자는 재택근무가 끝나자 출근 차량이 많아져 친환경에도 역행한다며 푸념한다. 이들은 '하이브리드형 근무'를 하면 임금인상이 억제될 것이라고 말한다. 전면적 대면보다 재택근무가 자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없지 않다.

일선 학교는 언어폭력과 따돌림 등 '학폭'을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와 경기 침체로 취업에 실패한 청년들은 절망의 시기가 됐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팬데믹 이전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실감했다.

달포 전, 정부는 대중교통과 의료기관을 제외하고 마스크 착용을 해제했다. 그렇다 해도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필자도 혼자 운전을 하면서도 마스크를 쓰는 버릇이 생겼다. 사람을 보면 살피고 멈칫하는 버릇도 여전하다. 방어기제가 아닐 수 없다.

이처럼 팬데믹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켰다. 스스로 목숨을 지켜야한다는 강박도 커졌다. 면역력이 좋은 젊은 층은 코로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들이 많다. 노인들은 생사의 문제여서 마스크를 눌러 써야만 했다. 이처럼 바이러스는 세대의 간극을 더 벌렸다.

코로나가 끝난다 해도 개인의 시공간, 간소한 삶을 새롭게 조명해야 할 것이다. 개인과 단체가 '따로 또 같이' 하는 그런 공유사회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정부는 실업과 부동산, 스태그 플레이션 등에 경제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코로나가 우리에게 남긴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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