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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VB 초고속 파산 사태…인수자 찾기에 정부 개입 요구 커져

美 SVB 초고속 파산 사태…인수자 찾기에 정부 개입 요구 커져

기사승인 2023. 03. 1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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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월요일 이전 인수 없으면 파장 심화 예상"
"JP모건 등이 인수 혹은 정부의 예금 보증 필요"
보호한도 이상 예치금이 95%, 주로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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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의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 AFP=연합뉴스
미국 서부 스타트업들의 돈줄 역할을 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초고속 파산 사태에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 내에서 커지고 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11일(현지시간) SVB를 다른 은행이 인수하도록 정부가 개입하라는 요구가 실리콘밸리 투자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벤처 투자가 데이비드 삭스는 "SVB 예금을 상위 4개 은행에 분산 배치해야 한다"며 "월요일 전에 이것을 하지 않으면 위기는 확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도 "정부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바로잡을 시간이 48시간밖에 없다"고 했다.

앞서 미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지난 10일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SVB를 폐쇄하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했다. SVB는 미국 16위 은행으로 미국 역사상 파산한 은행 중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문을 닫은 저축은행 워싱턴뮤추얼 이후로 두 번째로 크다.

FDIC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SVB의 총예금은 1754억달러(약 232조원)인데 예금 보호 한도 25만 달러(3억3000만원)를 넘어서는 예치금은 전체 95%에 달한다. 보호 한도 이내 예금주들은 13일 이후 예금을 인출할 수 있지만, 한도가 넘어선 예금의 대부분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되는 스타트업의 자금이 묶이게 되면 줄도산과 대량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FDIC는 SVB의 기존 예금을 샌타클래라 예금보험국립은행이라는 법인에 이전해 SVB 보유 자산의 매각을 추진한다. 로이터 통신은 "투자자들과 고객들은 SVB가 신속하게 매수자를 찾기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8년 워싱턴뮤추얼의 경우 바로 인수자를 구하는 데 성공했으나 2009년은 인수자를 찾는 데 8개월이 걸렸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인수자가 장시간 나타나지 않아 파산 사태가 방치되면 중견 은행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정부의 개입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애크먼은 "JP모건이나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월요일 주식시장 개장 전에 SVB를 인수하지 않거나 SVB 예금 전체를 정부가 보증하지 않으면 예금 보호가 안 되는 모든 예금을 인출하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SVB는 위기 상황이 감지된 지 불과 이틀만에 붕괴됐다. SVB는 지난 9일 주요 고객인 스타트업들의 예금이 줄어들어 매도가능증권(AFS·만기 전 매도할 의도로 매수한 채권과 주식)을 매각해 18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봤다고 발표한 뒤 주가가 60% 이상 폭락했다. 10일 SVB는 22억5000만달러의 증자 계획이 실패하자 매각과 인수 가능성을 논의했지만 이 역시 무산됐고, 금융당국은 이례적으로 인수자를 기다리지 않고 은행 폐쇄와 예금자 보호 조치에 들어갔다.

은행 폐쇄 사태에 1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45.22포인트(1.07%)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56.73포인트(1.45%), 199.47포인트(1.76%)가 떨어졌다. 11일 낮 12시 기준 가상화폐 정보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스테이블 코인 USDC도 24시간 전보다 7.2% 급락하는 등 코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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