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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칫덩이 ‘지식산업센터’… 고금리·공급 과잉에 ‘마피’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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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현 기자

승인 : 2023. 03. 13. 17:23

수요 위축으로 매매 거래량 급감
지난달 서울 거래 15건, 전년 대비 15%↓
성수동 건물 몸값 7개월 새 3억원 떨어져
일부 매물 가격은 분양가 밑돌기도
경매시장서도 찬밥…낙찰률 21.3%
0805 성수동 지식산업센터 일대
한 때 부동산 틈새 투자처로 각광받던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 공장)가 고금리와 공급 과잉 우려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식산업센터 메카로 불리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 전경. /제공=성동구
한 때 부동산 틈새 투자처로 각광받던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 공장)가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과 공급 과잉으로 인한 공실 리스크가 겹친 탓이다.

13일 상업용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부동산플래닛 등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매매 거래된 지식산업센터는 총 15건으로 지난해 2월 (76건) 대비 80.26% 줄었다. 투자 수요가 그만큼 위축됐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지식산업센터 몸값도 하락세다. 지난달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이에스비즈타워' 전용면적 187㎡형 사무실이 25억30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7월 같은 면적이 28억8000만원에 매매된 것과 비교하면 3억원 넘게 가격이 떨어진 셈이다.

신축 지식산업센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KLK 유윈시티'에서는 전용 48㎡형 사무실이 5억원대에 매물로 나왔다. 분양가 대비 3000만원 하락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분양 계약 해지를 위해 법률 상담을 받는 경우도 최근 부쩍 많아졌다"고 말했다.

경매시장에서도 지식산업센터는 찬밥신세다. 지난달 경매에 부쳐진 지식산업센터 물건은 총 47건으로, 이 가운데 10건만 주인을 찾았다.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이 21.3%로 작년 2월(48%)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쳤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72.90%로 전년 동월(84.10%) 대비 11.30%포인트 하락했다.

지식산업센터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틈새 투자처로 큰 인기를 끌었다. 세제 감면 혜택이 많고 대출 규제도 느슨했기 때문이다. 지식산업센터는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되면서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나 양도세 부담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대출도 분양가 및 매매가 대비 80%까지 받을 수 있다.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시장 상황이 역전됐다.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투자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경기 군포시 금정동 한 공인중개사는 "지식산업센터는 그동안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투자자에 의존해 성장했는데 이젠 월세를 받아도 이자를 내면 남는 게 없게 됐다"며 "매물을 내놓은 소유주는 많으나 찾는 수요가 없다 보니 거래는 뜸하고 매매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 과잉도 시장 침체에 한몫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자료를 보면 전국 지식산업센터의 신규 승인 및 등록 건수는 2020년 1213건, 2021년 1282건, 2022년 1464건 등으로 계속 늘고 있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공급 과잉 상태에서 금리까지 오르면서 지식산업센터 매매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경기 침체 기간이 길어질수록 주로 법인인 임차 수요마저 줄어들 경우 공실률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이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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