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월 577만명 '동월 기준 최고' 생활비 부족에 '취업 전선' 뛰어들어 "건강 허락한다면 73세까지 일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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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가 넘어서도 일손을 못 놓는 노인 인구가 최근 10년 새 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인구가 급증하는데다 물가 상승 등 생활비 지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자녀의 지원도 과거와 달리 줄어든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60세 이상 취업자는 577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41만3000명 증가했다. 이는 1999년 통계 작성 이래 2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20년 전인 2003년 2월 185만6000명이었지만 2013년 2월에는 273만4000명으로 약 48% 증가했다. 올해 2월에는 580만명에 육박하며 이후 10년 간 무려 111% 급증했다.
인구 대비 취업자 수를 보여주는 고용률도 높아졌다. 지난달 60세 이상 고용률은 42.8%로 1년 전보다 1.5%포인트 오르며 통계 작성 이래 2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60세 이상 고용률은 2003년 2월(32.0%)부터 2013년 2월(32.8%)까지 0.8%포인트 올랐지만, 최근 10년 동안에는 42.8%로 10.0%포인트 급등했다.
이처럼 60세 이상 취업자가 급격히 늘어난 이유는 1955∼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모두 60대에 접어들면서 고령 인구가 많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60세 이상 인구는 2003년 2월 580만8000명에서 2013년 2월 834만3000명, 올해 2월 1349만300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아울러 자녀로부터 받는 지원은 계속 감소하고 있는 반면 생활비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고령층 고용률 상승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에는 60대 이상 고령층의 76%가 평균 251만4000원(연간 기준)을 자녀로부터 지원받았지만 12년이 지난 2020년에는 65.2%가 평균 207만1000원을 받는 데 그쳤다. 반면 2012∼2021년 중 고령층의 실질 소비지출은 식료품과 주거비를 중심으로 29.2% 증가, 전체 소비 증가율(7.6%)을 크게 상회했다.
보고서는 "낮은 임금 수준으로 인해 고령층 일자리의 질이 열악한데도 고령층의 노동 공급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며 "고령층의 고용률 상승에는 자녀로부터 지원받는 사적 이전의 감소, 공적연금·자산소득 대비 생활비의 급격한 증가 등 경제적 요인, 배우자의 취업 증가(비슷한 시기 은퇴하려는 경향), 건강 상태 개선 등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고령층이 경제적 이유로 노동 시장에 나서는 경향은 작년 7월 발표된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 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이 조사에 따르면 55∼79세 고령층 가운데 장래 근로를 희망하는 비율은 2012년 59.2%에서 10년 후인 2022년에는 68.5%로 대폭 상승했다. 장래 근로를 희망하는 고령층 인구가 계속 근로를 희망하는 연령은 평균 73세까지였다. 일하고 싶은 이유는 '생활비에 보탬(57.1%)'이 가장 많았고 이어 '일하는 즐거움·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하고 싶어서(34.7%)'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