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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CS 사태에도 국내銀 뱅크런 가능성 낮아

SVB·CS 사태에도 국내銀 뱅크런 가능성 낮아

기사승인 2023. 03. 1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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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 "유가증권 투자비중 낮아 안전"
USA-MARKETS/SVB FINANCIAL GROUP <YONHAP NO-2953> (REUTERS)
/연합
'뱅크런'으로 인한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자산관리(WN)와 투자은행(IB)에 주력하는 스위스 2위 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의 도산 위기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법인과 거액 예금이 주를 이뤘던 SVB와 달리 국내은행은 개인과 법인 등 다양한 예금구성에 1억원 이하 예금 비중이 99%가 넘어 예금주의 패닉 뱅크런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

SVB는 채권 등 유가증권 투자 비중이 많았고, CS도 IB에 주력해 가파른 금리상승에 따른 투자손실이 컸다. 반면 국내은행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는 대출부문에 집중돼 있어 금리상승으로 이자수익이 확대됐고, 유가증권 손실을 상쇄할 수 있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SVB와 CS와 달리 국내은행들은 뱅크런 위험은 낮고, 유가증권 비중도 상대적으로 낮아 손실 위험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SVB 파산과 CS 유동성 위기, 국내 예금금융기관 유동성 리스크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예금금액별 계좌 분포와 재무건전성 등을 고려할 때 스트레스 상황에서 뱅크런 위험은 낮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스타트업과 사모펀드(PE), 벤처캐피탈(VC)를 주 고객으로 하는 SVB의 예수금 규모는 2019년 493억달러에서 2021년 말 1892억달러로 급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로금리 정책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지자 막대한 자금이 스타트업 등에 몰렸고, 이 자금이 SVB로 들어온 것이다. SVB의 예금은 영업 특성상 법인과 거액예금 비중이 높아, 유동성 관리에 취약한 구조다.

하지만 국내은행 예금은 개인고객이 42.9%, 법인이 31.8%로 고룬 분포를 보이고 있고, 저축성 예금 중 1억원 이하 계좌가 99.5%에 달한다. 거액예금비율이 현저하게 낮고 예금 분포도 다양해 예금주의 패닉성 뱅크런 위험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또 자산 포트폴리오에서도 큰 차이점이 있다. SVB는 늘어난 예금 활용 방안으로 대출이 아닌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 등에 투자했는데,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대규모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또 대규모 예금인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채권 매각을 통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CS도 2021년 핀테크 기업 그린실캐피탈 투자 실패와 미국 헤지펀드 아케고스캐피탈 파산으로 수십억달러의 손실을 입게 되면서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다. 2022년에는 내부고발자에 의해 범죄자들을 포함한 비밀계좌가 공개되고 돈세탁 관련 혐의로 법원에서 유죄 선고를 받는 등 은행으로서 신뢰도가 떨어져 지난해 9월 말부터 40일간 900달러의 고객 예금이 이탈했다.

반면 국내은행들은 유가증권 투자비중은 총자산 대비 16%에 그치고, 대부분의 자산이 대출로 이뤄져 있다. 여·수신비율은 국내 5대 은행이 모두 90%를 넘기고 있다.

국내은행들도 금리상승으로 인한 유가증권 관련 손실이 늘어났지만 유가증권 투자 규모와 같은 금액을 파생상품을 매입해 리스크를 헷지했고, 금리상승으로 인한 이자수익 증가로 오히려 이익기반이 탄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은행은 예금 구성이 다양하고, 1억원 이하 소액예금에 집중돼 있어 뱅크런 가능성이 낮고, 대출 자산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인해 유가증권 리스크도 낮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보수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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