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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이번엔 CS발 ‘코코본드’ 쇼크

꺼지지 않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이번엔 CS발 ‘코코본드’ 쇼크

기사승인 2023. 03. 2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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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당국, 23조원 규모 AT1 전액 상각…투자자 손실 불가피
시장 불신 확산 따른 '본드런' 발생 가능성 우려↑
뉴욕증권거래소 객장에 떠 있는 크레디트스위스 주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전세계 금융시장에 위기설이 고조되던 지난 16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 화면에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 주가 정보가 떠 있다. /EPA·연합
스위스 최대은행 UBS의 전격적인 인수 조치 이후 가라앉을 것으로 기대됐던 크레디트스위스(CS) 발 금융 불확실성이 이번엔 채권시장으로 옮겨붙으며 오히려 더 확산되는 모양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20일(현지시간) "스위스 금융감독청(FINMA)이 CS 채권 가운데 160억 스위스프랑(약 22조6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AT1)을 모두 상각 처리했다"고 보도했다. CS가 재정건전성 등의 문제로 흔들린 후 UBS로 인수되는 과정에서 그동안 CS가 발행했던 채권의 가치가 하루아침에 휴지조각이 돼 버린 것이다.

'코코본드(조건부자본증권)'로 불리는 AT1은 특정 조건에 따라 주식으로 전환되는 우발적 전환사채다. 발행기관 입장에서는 CS 사례처럼 재정적 위험이 발생했을 경우 채권이 보통주로 전환돼 자본을 늘려주는 손실 흡수 메커니즘을 갖췄다.

AT1은 투자자에게도 매력적인 상품이다. 시장상황이 안좋을 경우 손실 발생 가능성은 있지만, 특별한 변동성이 없다면 다른 일반채권에 비해 높은 금리 수익률을 얻을 수 있어서다. 더욱이 AT1은 일반채권보다 후순위지만 주식에 비해서는 선순위로 여겨져 그동안 금융시장에서는 비교적 안전한 자산으로 인식됐었다.

하지만 이번 FINMA의 상각 조치로 이 같은 관례가 깨지면서 이 채권의 수익률만을 믿고 구입했던 투자자들은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았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AT1에 대한 다른 투자자들의 불신이 확산돼 '본드런(대규모 채권매도)'과 같은 후폭풍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발행된 AT1 규모는 2750억 달러에 육박한다. 특히 세계 주요 은행 가운데 AT1을 발행한 곳은 스위스 UBS와 CS, 영국 바클레이즈, 프랑스 소시에테제너럴 등 대부분 유럽 은행들로, 본드런이 발생할 경우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발 불확실성과는 별개로 유럽발 금융위기가 전세계로 급속히 확산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다른 은행의 AT1 역시 '언제든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는 불신이 확산됐다"며 "AT1 계약(구매) 당시 투자자들에게 위험성이 고지됐지만, 이번 상각 조치로 채권자가 주주보다 우선한다는 일반적인 규칙에서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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