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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시진핑 우정 과시…美·서방, 中 무기지원 경계 지속

푸틴-시진핑 우정 과시…美·서방, 中 무기지원 경계 지속

기사승인 2023. 03. 2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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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 중재자 역할 제한적…우크라전 그대로"
"中, 러에 다소 거리 둬…상대적 우위 확인"
공동성명 서명 후 악수하는 시진핑과 푸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모스크바에서 남다른 우정을 과시한 가운데 미국과 서방은 중러 밀착에 대한 경계를 이어갔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대(對)러 무기 지원이 현재까지 확인되진 않았다면서도 그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문제와 관련한 시 주석의 역할에 대해선 원론적인 입장 표명에 그쳤을 뿐 눈여겨볼 성과는 없었다는 평가가 주로 나왔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21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중러 신시대 전면적 전략협력동반자 관계 심화에 관한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은 각자의 이익, 무엇보다도 주권과 영토보전, 안보를 지키기 위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두 정상은 "미국은 세계의 전략적 안정을 해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주장하며 미국을 적으로 한 공동전선을 재확인했다.

미국은 이날 중러 정상회담에 대해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으면서도 중국의 대러 군사지원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재차 제기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무기를 제공하기로 결정한 징후는 아직 보지 못했다면서도 "가능성이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특히 "중국의 일부 기업들이 러시아에 이중용도 품목을 제공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에 1200만 달러(약 156억원) 규모의 드론(무인기)을 수출했다며, 드론은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사실이 미중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문가를 인용해 지적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중국에 무기 지원을 요청했으며 중국 당국이 이를 검토 중이라는 징후를 봤다"며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 무기를 지원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서방 정부와 언론은 시 주석이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중재안을 들고 러시아를 방문했던 것과 관련해선 대체로 높지 않은 평가를 내렸다. 커비 조정관은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신속한 종식을 암시하는 어떤 것도 보지 못했다"며 시 주석의 역할을 평가절하했다. 미국 측은 중국이 우크라이나에 종전을 요구하기보다는 러시아의 철군을 촉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영국 BBC 방송은 시 주석이 국제사회에 중재자로서의 이미지를 과시하려 했으나, 두 정상의 회담 후에도 우크라이나 종전은 더 가까워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회담은 중국이 러시아에 경제적·정치적으로 막대한 영향력을 지니게 된 시점에서 열렸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보다는 중러 관계를 증진하고 경제적인 합의를 도출하는 데 초점을 맞췄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홍콩 신문 명보는 "중국 측은 시종 러시아 측의 과도한 친밀감 표현을 약간 꺼리면서 거리를 유지하려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중러 사이에서도 좀더 상대방을 원하는 쪽은 러시아라는 뜻으로, 중국 측이 러시아와 우호를 다지면서도 서방과 관계가 더 어긋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명보는 "러시아 측은 비교적 열정적인 용어를 쓴 반면 중국의 어조는 비교적 신중했다"며 중국 관영 언론이 정상회담 관련 보도에서 사용한 '약속에 따라'라는 의미의 단어 '잉웨(應約)'는 방문국 정상과 만날 때는 거의 쓰지 않는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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