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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손태승…‘우리금융 재건’ 경영성과 속 마침표

떠나는 손태승…‘우리금융 재건’ 경영성과 속 마침표

기사승인 2023. 03. 2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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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 M&A로 기업가치 올려
내부등급법 획득 통해 펀더멘털 강화
완전민영화 및 역대 최대실적 달성
"우리금융 역사에 한 획"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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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그룹을 떠난다. 라임사태에 대한 금융당국 제재 등 내부통제 문제에 책임을 지는 동시에 금융권 세대교체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손 회장은 우리은행이 채용비리 문제로 위기에 봉착했을 때 조직을 수습할 구원투수로 사령탑에 올랐다. 2017년 말 우리은행장으로 시작해 그룹 회장까지 역임한 손 회장은 우리금융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그룹 재출범을 이끈 초대회장으로서 손 회장은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비은행 M&A(인수합병)를 적극 추진했고, 자본력과 펀더멘털를 강화하기 위해 자체 리스크관리체계인 내부등급법을 금융그룹 중 최단 기간 획득했다. 또 오랜 숙원이었던 완전민영화에도 성공하며 증권시장에서 디스카운트 요인도 해소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4일 열리는 우리금융 주주총회에서 손태승 회장은 임종룡 내정자에게 바통을 넘겨주고 떠난다. 하지만 '우리금융 재출범을 이끈 CEO'라는 타이틀은 계속된다. 2014년 민영화 과정에서 해체된 우리금융그룹의 재건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손 회장이 사령탑을 맡아온 지난 4년간 우리금융은 고공성장했다. 출범 첫 해 그룹의 총자산과 당기순익은 395조원과 1조9041억원 수준이었는데, 지난해엔 641조원과 3조1693억원으로 급증했다. 재무성과가 크게 개선된 배경엔 손 회장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이 있었다. 우리금융은 출범 당시 자회사는 은행 등 6개에 불과했지만, 이달 자회사로 편입되는 다올인베스트먼트까지 포함해 총 15개로 확대됐다.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핵심 자회사가 없는 상황에서도 신한·KB·하나금융에 이은 4대 금융그룹으로서 위상을 공고히 했다. 특히 손 회장이 성급하게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를 추진하지 않고 오히려 그룹의 이익체력을 높였다.

또 자체 리스크 관리 체계인 내부등급법을 금융당국으로부터 획득했다. 이는 지주 출범 이후 2년 10개월만으로, 금융지주 중 최단기간 내 승인이었다. 신용 위험을 자체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게 돼, 그룹의 펀더멘탈을 강화하는 동시에 M&A 여력을 끌어올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BIS자본비율이 1.3%포인트 상승하고, 규제비율 준수에 대한 부담이 크게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금융 완전민영화 문제도 해결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공적자금 12조8000억원을 수혈받은 지 23년 만이다. 우리금융은 그동안 정부가 최대주주로 남아있었기 때문에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정부의 경영 개입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완전민영화로 종지부를 찍으면서 디스카운트 요인을 없앴다.

손 회장은 기업가치 제고에도 공을 들여왔다. 은행장 취임 이후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경영에 앞장섰다. 개인명의로 16차례 자사주를 매입해 현재 11만8127주를 보유하고 있다. 매입가만 12억원에 달한다. 이에 더해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하늘길이 풀리자 아시아와 미주 지역 등 글로벌 곳곳을 다니며 IR(기업설명회)를 실시했다. 그룹의 견고한 펀더멘털에 기반한 높은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투자자 저변 확대를 추진해 온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태승 회장은 우리은행이 금융권 채용비리 문제에 휘말렸을 때 은행장을 맡아 조직을 안정적으로 수습했고, 그룹 재출범을 이끌었다"며 "초대회장으로서 적극적인 M&A를 통해 종합금융그룹 발판을 마련하고, 완전민영화와 역대 최대 실적 달성 등 손 회장의 경영성과는 높이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지난 1월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우리금융이 금융시장 불안 등 대내외 위기 극복에 일조하고 금융산업 발전에도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많은 성원을 바란다"며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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