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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칼럼] 북한 핵 무기 능력의 현주소

[전인범 칼럼] 북한 핵 무기 능력의 현주소

기사승인 2023. 03. 24.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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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3월 21일 KN-23으로 보이는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이 제공한 사진으로 봐서는 지하화된 시설에서 발사했다. 우리는 이러한 시설을 싸일로(Silo)라고 하는데 원래 싸일로는 곡식을 저장하는 원통의 넓은 보관소를 말한다. 이번에 북한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싸일로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미사일 싸일로이다. 미사일 싸일로는 미사일은 지하화하고 콘크리트 등으로 보강하여 적의 선제공격을 어느 정도 견디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으나 핵무기의 위력이 발달하여 그 효용성이 많이 저하되어 이동식 발사 방법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보도에 의하면 북한이 이 시설을 급조한 정황이 있는데 뭘 보여 주려고 했는지는 상식으로는 알 수 없다. 미사일 싸일로는 비교적 찾기가 쉬워서 공격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이동식 발사대로 진화하고 있는데, 북한은 반대로 이동식 발사대에서 과거 방식의 미사일 싸일로로 가는 이유가 궁금하다. 하나의 가능성은 이동식 발사대보다 미사일이 많아서 발사 방법을 다양화하는지도 모른다. 또한 이런 시설을 많이 만들어서 가짜 미사일 싸일로를 만들어서 아군의 공격을 유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은 북한판 이스칸다르라고 하는 KN-23, 북한판 에이태킴스라고 하는 KN-24, 순항미사일인 크루즈 미사일, 대구경 다련장 미사일과 로켓 그리고 화성-15/16/17형 대류간탄도탄 등 다양한 미사일을 갖고 있고 사방팔방에 쏘고 있다. 즉, 다양한 전투 시스템과 다양한 발사 방식 그리고 다양한 시간과 장소에서 발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작전 부대와 작전 운용 요원들의 교육을 실시하고 즉응성을 제고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미사일을 “전략미사일”이라고 표현함으로써 핵탄두를 장착하고 있다고 암시하고 있고 잠수함에서 발사하여 잠수함의 은밀성까지 더하고 있어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다. 북한은 3월 12일, 2발의 순항미사일을 잠수함에서 발사했는데 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은 느려서 격추시키기가 비교적 쉽지만 찾기가 쉽지 않다. 잠수함 발사 탄도탄은 발사 전에는 찾기도 어렵고 탄도탄의 속도가 빨라 막아내기가 더욱 어렵다. 결국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방어만 할 바에는 같은 값에 우리의 잠수함과 공격용 탄도탄을 갖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북한은 지상 800미터에서 탄도탄을 폭발시켜 핵탄두를 모의했다고 한다. 핵탄두를 폭발시키는 방법은 3가지로 나뉜다; 공중폭발, 지상폭발 그리고 지하폭발이다. 우선 지표면으로부터 30Km 이하의 상공에서 폭발시키고 핵폭발의 화염이 지상에 도착하지 않는 위력이면 공중폭발로 본다. 이 방법은 낙진을 최소화하지만 폭발압력과 방사선 그리고 1억도에 가까운 폭발온도로 피해를 입힌다. 지상폭발과 지하폭발은 낙진을 많이 발생시켜 방사능 물질을 많이 만들기 때문에 주로 지하화된 군사표적에 적용한다. 북한이 지상 800m에서 폭발시켜서 적절한 피해를 입히기 위해서는 대략 탄두의 위력이 TNT 20톤을 동시에 폭발시키는 위력에 해당하는 20KT 이상을 가정하고 800m에서 폭발시켰다고 추론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사실과 날이 갈수록 핵무기의 고도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며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은 북한의 실제적 핵 위협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북한이 작은 위력의 핵탄두를 탄도탄에 탑재하여 모두가 보는 곳에서 폭발시키는 것이다. 또한 대륙간탄도탄을 완성시켜 전 세계를 북한의 사정권 안에 들어가는 일만 남았다. 이제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싶어 하는 이유는 체재가 부패하고 불안하기 때문에 김씨 일가를 내부의 위협과 만들어낸 외부 위협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서라고 본다면 핵무기를 선제공격용으로 사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 이유는 미국이 가만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공격하지 않는 한 북한은 핵무기를 쓸 확률이 크지 않다. 다만 북한이 핵무기만 믿고 도발을 계속하고 무리한 요구를 계속하다 보면 감당하지 못할 상황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 

일단 우리는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 수단을 이해하고 공고히 해야 한다. 자체 핵무장이 어렵다면 핵무장을 위한 잠재력을 꾸준히 키워나가야 하며 안보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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