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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핵심기술로 LNG선 품는다…현대重 울산조선소 가보니

[르포] 핵심기술로 LNG선 품는다…현대重 울산조선소 가보니

기사승인 2023. 03. 2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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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선 핵심인 단열 시스템 자부
환경규제 맞춰 엔진 개발도 속도
현대중공업
울산 현대중공업 영빈관에서 바라본 조선소 전경. /사진=김한슬 기자
지난 22일, 어느덧 봄이 찾아와 곳곳에 매화와 개나리가 핀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는 최근 수주 호황을 자랑하듯 작업자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여기저기 피어난 꽃들을 감상하며 도착한 곳에는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선박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2020년 현대중공업이 유럽 소재 선사로부터 수주한 길이 299m, 높이 35.5m에 달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다.

현재 87%의 공정을 완료한 해당 선박은 오는 6월 말 인도될 예정이다. 한눈에 다 들어오지도 않는 선박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사진을 찍는 기자에게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아직 건조 중인 선박인 데다 (현대중공업과) 발주처와의 관계가 있어 촬영한 사진은 혼자 감상하시길 바란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다소 아쉬움을 남긴 채 헬멧과 장갑, 안전용 신발까지 무장한 뒤 거대한 배의 내부로 진입했다. 5층 높이에 이르는 계단을 힘겹게 올라 선박 중간부에서 만난 이만수 조선해양사업부 책임매니저는 "요즘은 LNG선이 대세"라며 "중국의 경우 주로 벌크선을 만드는 게 대다수고 우리나라, 그리고 현대중공업은 고부가가치선인 이 LNG선으로 단연 1등을 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이 올해 현재까지 수주한 총 10척의 선박 중 3척은 LNG선에 해당한다. LNG선은 타 선박에 비해 연료가 10~15% 적게 들며 첨단기술이 적용돼 최근 친환경 고부가가치선으로 통하고 있다. 이 매니저는 "LNG선의 꽃은 4개의 화물창(저장 탱크)이다. 여기에 보관되는 LNG만 해도 우리나라 전체가 하루 반나절 정도 쓸 수 있는 양"이라며 "이 LNG를 영하 163도의 액화 상태로 보관하려면 세밀한 작업이 필요한데, 그런 부분에서 (우리는)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LNG선의 핵심은 바로 단열 시스템이다. 다량의 LNG를 보관하기 위해 영하 163도의 초저온에서 액체 상태로 만들어야 하며 온도 상승 시, 다시 기체로 변해 부피가 팽창, 폭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LNG선은 저장탱크와 외부 온도 차를 줄일 효과적인 단열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 매니저는 "현대중공업의 화물창은 1~2차에 걸쳐 이중 방벽을 쌓고 최종적으로 용접을 해 LNG 누설을 막는 시스템을 갖췄다"며 "특히 이 부분은 마지막까지 체크를 거쳐 리스크가 없도록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또다시 5층가량을 올라 조타실로 향했다. 좁은 문으로 들어서자 넓은 공간이 펼쳐졌다. 이곳에는 비닐이 채 뜯기지 않은 각종 계기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 매니저는 "해당 선박에는 자율운항 기술들이 상당 수준 탑재돼 있다"며 "요즘에는 선원이 직접 운전하는 경우도 거의 없는 데다 이 거대한 선박에 선원이 많이 타봤자 30명 정도"라고 말했다.

조타실
막바지 작업 중인 LNG선 조타실. /제공=HD현대
◇환경 규제에 맞춘 엔진 개발도…자체 기술력 '선도'
현대중공업이 조선업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건 선박 안에 들어가는 엔진도 직접 개발하고 있어서다. 세계 대형 엔진 시장의 36%를 차지하는 현대중공업은 연간 400여대의 대형 엔진과 1600여대의 중형 엔진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갖고 있다.

또 최근에는 환경규제 강화에 맞춘 가스 및 이중연료 엔진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LNG운반선 연료공급시스템(FGSS), 질소산화물 저감장치 등 독자적인 친환경 엔진 부가장치도 상용화 중이다.

이 매니저는 "LNG선은 특히 환경오염 때문에 질소와 황소를 날려 보낼 수 있는 엔진 시스템 설계가 중요한데, (현대중공업) 연구소에서 자체적인 실험과 함께 개발을 많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현대중공업은 LNG선에 이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메탄올, 암모니아 추진선 등을 위한 엔진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유정대 엔진기계사업본부 안전생산부문장은 "탈탄소와 관련된 규제가 강화되면서 2030년 메탄올 엔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메탄올 연료뿐만 아니라 암모니아 및 수소 엔진 개발도 박차를 가하며 암모니아 엔진은 내년 말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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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건조 중인 17만4000㎥급 LNG 운반선 /제공=HD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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