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로 테크·반도체 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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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KB금융 2534억원, 신한지주 2050억원, 하나금융지주 759억원, 우리금융지주 535억원 등 4대 금융지주 주식을 5878억원어치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증시에서 금융 섹터 주가가 하락함에 따라 외국인도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KRX 은행 지수 역시 이달 초 642.81포인트에서 27일 588.98포인트까지 떨어지며 8.37% 하락했다.
금융업종 약세가 지속되면서 KRX 증권 지수도 같은 기간 9.16% 내려갔다. 증시 부진에 부동산 미분양 증가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달 외국인의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업종에 대한 순매도 금액은 6210억원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금액인 1조6260억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은행 유동성 사태발 추가 불확실성과 경기 하강 우려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며 "미국 은행 유동성 사태의 여진 우려와 시장 금리 하락 영향에 금융업종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증시 주도주로 빅테크와 반도체 섹터를 주목하고 있다.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과 함께 연초부터 열풍을 일으킨 챗GPT로 인해 테크와 반도체 섹터에 순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 반도체 실적에 대한 기대는 낮은 상황이지만 하반기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순환매 측면에서 무게 중심이 2차전지 밸류체인에서 반도체로 이동하는 모습"이라며 "최근 증시에서 금융주 자동차 2차전지 업종은 하락했으며, 반도체 업종은 정책 수혜와 업황 바닥 확인 기대감으로 순환매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주 중에서는 대형주보다는 시스템, 차세대, 공정 미세화 등의 성격을 지닌 중소형주가 주목받고 있다. 최 연구원은 "2차전지와 반도체 간의 시소 게임이 확인되고 있다"며 "현재 주도주 전환 지점 가능성이 있으며, 대형 반도체는 지수의 대표성과 업황 불확실성이 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