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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의회, 핀란드 나토 가입 비준안 가결…스웨덴 또 ‘뒷전’

헝가리 의회, 핀란드 나토 가입 비준안 가결…스웨덴 또 ‘뒷전’

기사승인 2023. 03. 2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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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의회, 찬성 182표·반대 6표로 비준안 가결
미표결 국가 튀르키예 유일…5월 중순 이후 투표 전망
Hungary-Finland-politics
27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의회에서 핀란드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비준안에 대한 표결이 이뤄지고 있다./사진=AFP 연합
헝가리 의회가 몇 달 동안 끌어왔던 핀란드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비준안을 27일(현지시간) 처리했다. 하지만 핀란드와 동반으로 나토가입을 신청했던 스웨덴의 가입안 표결은 기약 없이 미뤄지며 양국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게 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헝가리 의회는 핀란드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찬성 182표, 반대 6표로 가결했다. 이로써 나토 30개 회원국 가운데 핀란드의 가입을 비준하지 않은 나라는 튀르키예만 남게 됐다. 앞서 핀란드 가입안 비준 의사를 밝힌 튀르키예는 대선과 총선이 치러지는 5월 14일 이전에 투표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핀란드가 나토 가입 문턱까지 바짝 다가선 가운데 헝가리 의회는 이날도 스웨덴의 가입 비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헝가리 집권당인 피데스 의원들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안을 표결에 부치기 전까지 해소해야 할 이견이 여전히 많다"며 지연 이유를 설명했다.

친정부 성향의 헝가리 싱크탱크 '네조폰트 인테제(Nezopont Intezet)' 관계자는 "헝가리는 튀르키예와 다른 결정을 내리길 꺼려한다"면서 "튀르키예가 스웨덴 가입안 비준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헝가리도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헝가리 야당인 민주연합의 아그네스 바다이 의원은 "여당이 정당한 이유 없이 비준을 미루고 있다"면서 "나토 가입은 개인적 감정과 협박의 문제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지난해 11월 핀란드·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의회는 그간 비준안 심의 및 처리를 미뤄왔다. 이를 두고 EU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헝가리가 핀란드·스웨덴의 나토 회원국 정식 합류에 어깃장을 놓으며 자국 현안에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나토의 21개 회원국이 가입해 있는 EU는 수년 동안 빅토르 정권의 성소수자 및 언론 탄압과 부정부패 등 미성숙한 민주주의 체제를 문제삼아 왔다. 특히 핀란드와 스웨덴은 민주주의 원칙 이행에 앞장서며, 해당 문제에 대해 다른 나라들보다 강하게 목소리를 냈다.

EU는 지난해 9월 헝가리가 법치주의 확립과 부패 척결을 위한 개혁 법안을 처리하지 못했다는 이유 등을 들어 5억 유로(약 10조원) 규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회복 기금 지원을 보류하기도 했다.

헝가리 정부가 코로나19 기금을 둘러싸고 EU 측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 비준안 처리 문제를 연계하다 보니 헝가리 의회의 표결 시기가 빈번하게 연기됐다는 것이다. 헝가리 야당 정치인과 분석가들은 스웨덴이 EU 순환의장국인 점을 고려해, 헝가리 정부가 비준 카드를 들고 자금동결 해제를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4일 샤야르토 페테르 헝가리 외무장관은 AP와 인터뷰에서 "헝가리의 민주주의와 문화에 대한 서방의 지속적인 비난이 대(對)러시아 나토 강화 등 실질적 문제 해결을 위한 결정을 어렵게 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전쟁 전부터 러시아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던 헝가리가 반(反)서방적 정서를 부채질하기 위해 펼친 전략의 일환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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