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전략 토론회...“남·북·미, 비핵화까지 긴 호흡 필요”

민주주의 정상회의 앞두고 한반도 평화전략 대국민토론회
'민주주의 정상회의,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나' 주제로 28일 개최
한반도 평화 실익 분석

28일 서울 정동에서 '민주주의 정상회의,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나' 주제로 열린 한반도 평화전략 대국민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화통일시민연대 제공

한반도 평화전략 대국민토론회가 지난 28일 '민주주의 정상회의,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나'라는 주제로 서울 정동에서 열렸다. 토론회는 평화통일시민연대와 아시아사회과학연구원이 공동주최했다.

윤조덕 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의 좌장사회로 조성렬 북한대학원초빙교수, 임을출 경남대학교 교수, 이장희 한국외대명예교수가 발제했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 길윤형 한겨레신문 국제부장,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이 토론을 맡았다.

토론회에선 미국을 비롯한 서방 5개국이 지난 2021년 12월부터 시작한 제1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와 29일 열린 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의 외교적 명분과 실익을 파악하고, 한반도 평화와 동아시아평화에 미치는 영향이 분석됐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반권위주의·반부패·인권신장 등 공동가치를 표방하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다만 민주주의와 전체주의를 대립시켜 세계를 양분한다는 비판이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조성렬 교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와 동북아평화'에 대해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동요와 점증하는 지정학 리스크, 미국의 쇠퇴와 중·러 전략적 의미, 국제질서의 다극화 추진, 중국의 굴기와 무력에 의한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 중국의 대만침공 가능성과 한국에 대한 간접위협 요인을 살펴야 한다"며 "중국 굴기에 대비한 일본의 대외전략에 따른 일본의 방위전략의 공세적 전환은 물론 북한의 핵보유국화와 중·러 북방삼각의 형성도 중요한 함의"라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한·미 동맹, 한·미·일 안보협력의 한계점을 지적하고, 한반도 평화체제와 자주국방을 강조했다.

임을출 교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와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을 주제로 "미국 안보와 번영의 핵심으로 인도 태평양 지역이 미국의 동아시아 외교전략의 핵심으로 부상했다"며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의 목표와 내용은 물론 미국의 안보 및 군사전략을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제1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의 취지와 참여국 초청문제, 대중압박전선구축, 트럼프보다 강한 자국 우선주의, 한·미·일-북·중·러 진영대결 격화에 대해 분석했다.

이장희 교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와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분단한국이 한반도 평화통일로 가기 위해 한국외교는 진영 논리면에서 벗어나 다자외교와 균형외교로 가야 한다"면서 "이번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미국이 한국을 한·미·일 패권진영에 가두어 중·러에 대한 국제패권주의 쟁탈전에서 이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한반도 평화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발제가 끝나고 토론자로 나선 길윤형 한겨레신문 국제부장은 "정상회의는 바이든의 이분법 외교다. 국제사회 상황은 더 좋아졌는가"라며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통해서 미국이 민주주의 진영을 결속해 이분법 외교를 펄치며 중·러를 압박하면 이들의 결속은 더 강해지고 한국 등 동맹국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옛 냉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남북미가 비핵화를 하나의 목표로 삼되 그 과정이 점진적이거나 부분적인 핵위협 감소를 상당기간 경유하는 긴 호흡과 시간을 요한다"며 "재래식 무기위협과 평화의 제도화가 단계적으로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