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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네이버, 국제정치경제 문제 독점적 플랫폼 규제서 자유로울까

[특별 기고] 네이버, 국제정치경제 문제 독점적 플랫폼 규제서 자유로울까

기사승인 2023. 04.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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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재미 정치학박사·'AI는 중립적인가?' 저자
미국·EU, 독점 플랫폼 규제 강화...법원 반독점 원칙에 무게
네이버, 볼공정 독점적 형태, 국제 문제 비화 가능성
박재형 재미 정치학박사
박재형 재미 정치학박사
독점적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은 이미 세계적 추세가 되었다. 국가권력을 능가하는 플랫폼의 영향력에 대응하기 위하여 미국·유럽연합(EU) 등은 규제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각국 정부 당국이 소송 등 적극적인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법원들의 결정에서도 사회적 공정을 위한 반독점 원칙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 나아가 이들 플랫폼에 대한 규제는 이미 한 국가를 넘어 국제 정치·경제적 문제로 발전 중이다.

유럽연합 일반법원(EU General Court)은 2021년 11월 구글의 불공정 독점 행위에 대한 벌금 부과에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다. 구글은 2017년 유럽연합으로부터 자사의 가격 비교 쇼핑 서비스를 경쟁사의 서비스보다 더 잘 보이도록 하는 등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이유로 24억유로(약 3조2000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에 대해 구글이 유럽연합 일반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는데 법원이 이를 기각한 것이라다.

미국 정부는 연방 반독점법에 의거, 불공정 독점 행위 기업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계속해왔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는 2020년부터 주요 기술기업들이 소셜미디어 플랫폼·검색엔진·광고·앱스토어에 대한 독점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반경쟁적 방법에 의존해왔다며 다수의 소송을 제기하였다.

2020년 12월 FTC는 메타(페이스북)가 왓츠앱과 인스타그램을 포함한 경쟁사를 매수하였다며 메타를 고소했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2021년 기각되었다. 그러나 FTC는 소송을 재청구, 2022년 1월 진행이 허용됨에 따라 양측은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과거 한차례 기각된 소송도 다시 청구해 법 집행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2020년 구글이 반경쟁적 관행을 통해 온라인 검색 서비스와 검색광고 시장에서 독점권을 유지했다며 고소하였다. 이 사건은 올해 9월 재판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독점적 디지털 플랫폼의 문제는 정부와 기업 사이의 문제에서 정치권 전반, 범국가적 이슈로서 그 범위와 중요성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이는 한 국가를 넘어 국제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얼마 전 세계적 관심이 집중되었던 미국 하원에서 열린 중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Tik Tok)' 청문회다.

3월 말 미국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의 틱톡 청문회에서 민주·공화 양당 의원들은 의회 청문회에서는 보기 어려울 정도로, 초당적으로 공격적 자세를 드러냈다. 이들은 단순히 중국 기업이 운영하는 플랫폼 틱톡이 아닌, 중국 공산당 지도부에 대한 맹공을 펼쳤다. 이 공격의 핵심은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이제 독점적 디지털 플랫폼의 문제는 국내 경제적 사건에서 국가 안보 차원의 이슈로까지 발전했다. 물리적 국경의 의미가 희미해지는 디지털 플랫폼 세계에서 틱톡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논란은 이제 시작일 수 있다. 디지털 플랫폼의 공정성·투명성 등 문제는 특정 국가 내 정부와 단일 기업 사이의 범위를 넘어섰다. 이는 여러 국가에 걸친 문제로 비화하면서 국제적 분쟁이 되고 있다. 몇 년 전에는 앞서 예를 들었던 미국 기업 구글과 유럽연합의 법적 분쟁이 있었다면, 이제는 미국과 중국 사이 틱톡을 둘러싼 대결로 발전했다

그렇다면, 독점적 디지털 플랫폼이 국제적 문제로 급속히 확대되는 추세에서 한국의 지배적 플랫폼 네이버는 과연 자유로울까? 구글·페이스북·틱톡 등과 수적으로 비교할 수준은 아니지만 네이버 이용자는 한국 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해외의 한국인들과 한국과 관련된 일부 외국인들도 네이버를 이용한다. 특히 네이버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 분야의 세계적인 치열한 경쟁 대열에도 합류하였다.

독점적 디지털 플랫폼 문제가 국제적 이슈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네이버의 불공정한 독점적 행태와 이에 대한 규제는 한국만이 아닌 국제적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네이버의 행태는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국제적 요구 수준에 부합하고 있는지, 오히려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더욱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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