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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올라탄 현대차上]커지는 제네시스 존재감…현대차 영업이익률 10% 시대 연다

[프리미엄 올라탄 현대차上]커지는 제네시스 존재감…현대차 영업이익률 10% 시대 연다

기사승인 2023. 05. 1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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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현대차 영업이익률 9.5%
제네시스 이익, 일반 모델의 두배
정의선 고급화 전략 시장서 통해
3분기 판매량 100만대 돌파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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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은 또 하나의 새로운 출발을 하고자 한다.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내실을 쌓아 세계 고급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견고히 하겠다."(정의선 당시 현대차그룹 부회장, 2015년 11월 4일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식)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출범 8년 만에 100만대 판매 고지에 바짝 다가서며 수익성 효자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출범 초기 미미했던 판매 비중은 최근 5%대로 껑충 뛰었다. 제네시스의 존재감이 커질수록 현대차의 영업이익도 증가하는 모습이다.

정 회장이 8년 전 선언했던 '또 하나의 새로운 출발'은 현대차의 영업이익률 10% 시대를 여는 열쇠가 됐다.

◇"벤츠에서나 볼 수 있는 두자릿수 영업이익…제네시스라 가능"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9.5%를 기록했다. 기아(12.1%)의 영업이익률까지 합산하면 현대차그룹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10.5%에 이른다.

완성차 업계에서 10%대 영업이익률은 메스세데스-벤츠, BMW 같은 럭셔리 브랜드나 전기차만 생산하는 테슬라에서나 볼 수 있는 숫자다. 경차 '캐스퍼'부터 프리미엄세단 제네시스 'G90'까지 다양한 차종을 생산하는 기업이 달성할 수 있는 수치가 아니라는 게 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10%를 넘보는 현대차의 영업이익률 주역은 단연 제네시스다.

출범 초기 현대차 전체 판매에서 1% 남짓에 불과했던 제네시스 판매 비중이 최근 5% 중반대로 껑충 뛰면서 현대차의 영업이익률도 눈에 띄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제네시스 판매 비중은 출범 이듬해인 2016년 1.12%를 기록했다. 이후 2019년까지 1%대를 보이다가 2020년 3.5%, 2021년 5.2%, 2022년 5.5%로 상승세를 탔다. 판매 배중이 5%를 넘어선 재작년과 작년 현대차 영업이익률이 각각 4.7%, 6.3%를 기록한 것을 보면 확실히 '제네시스 마법'이라 불릴 만 하다. 제네시스 판매율이 1~3%대였던 2020년과 2019년의 현대차 영업이익률은 2~3%대에 불과했다.

현대차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업계는 제네시스의 영업이익률이 15% 전후일 것으로 보고 있다. 쏘나타 같은 중형 세단의 영업이익률이 6~7%대로 추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제네시스의 영업이익률은 두배 이상인 셈이다.

◇정의선 "고급차 시장 잡자" 과감한 투자…기획부터 출범까지 주도
일반 모델의 두배 이상 이익이 나는 고급차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의지에서 비롯됐다.

정 회장은 부회장 시절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의 브랜드들이 포진한 글로벌 고급차 시장을 잡겠다는 생각으로, 초기 기획부터 외부 인사 영입과 조직 개편까지 브랜드 출범 전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회장이 강조한 "한 차원 높은 새로운 명품의 가치"를 잘 표현하기 위해 벤틀리 출신 디자이너 루크 동커볼케 사장, 이상엽 부사장 등을 영입해 디자인을 한층 강화한 점도 제네시스의 성공 요인이 됐다.

최고의 기술력, 디자인, 브랜드 철학을 오롯이 담아낸 제네시스는 2020년 초 브랜드의 첫 SUV(스포츠유틸리티차) 'GV80'를 출시하면서 날개를 달았다. 2016~2019년 5만~8만대 수준이었던 연간 판매량은 GV80가 출시된 2020년 13만대 넘게 팔렸고, 이후 연 20만대 이상을 판매하고 있다.

◇"미국선 없어서 못 파는 차…3분기 100만대 돌파로 새 전성기"
고급 세단의 천국인 한국과 대형 SUV의 천국인 미국 시장을 동시에 잡은 것도 비결이다. 특히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GV80가 절반 이상 파손되는 사고를 당했음에도 경미한 부상만 입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에서 제네시스는 '없어서 못 파는 차' 반열에 오를 만큼 인기가 치솟았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JD파워의 신기술 만족도 평가에서 벤츠, 캐딜락, BMW, 볼보 등을 제치고 재작년과 작년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점도 제네시스의 탄탄한 기술력을 입증한다.

제네시스의 지난 1분기 미국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36% 늘어나며 현대차의 높은 수익성을 견인했다. 작년의 경우 제네시스 해외 판매의 70% 이상이 미국에서 나왔다. 북미산 전기차에만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도 현대차의 미국 실적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점도 제네시스 현지 판매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지난 1분기 누적 판매량 90만대를 넘긴 제네시스는 올해 3분기께 1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00만대 돌파로 새로운 출발점에 서는 제네시스는 본격적인 자율주행 단계인 레벨3를 장착한 'G90', 고객 개개인의 취향대로 차를 제작하는 맞춤형 서비스 '원오브원(ONE OF ONE)', 제네시스 라인업을 완성하는 대형 SUV 'GV90' 등의 출시를 차례로 계획하고 있다. 오는 2025년부터는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만 출시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최웅철 국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현대차가 프리미엄 시장이 요구하는 시간에 잘 맞춰서 고급차 전략을 펼친 점이 제네시스 성공 요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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