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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권리 옹호 무지개? 안돼!” 시계 압수한 말레이시아

“성소수자 권리 옹호 무지개? 안돼!” 시계 압수한 말레이시아

기사승인 2023. 05. 24.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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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캡처 2023-05-24 165750
말레이시아 당국이 지난 13~14일 성소수자 권익을 옹호하는 무지개와 LGBT란 문구가 포함됐단 이유로 압수한 스위스 시계 제조업체 스와치의 '프라이드 컬렉션'./사진=스와치 홈페이지 캡쳐
말레이시아 당국이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를 구실로 스위스 시계 제조업체 스와치의 '프라이드 컬렉션' 시계 164개를 압수했다.

24일 AFP·로이터 등에 따르면 스와치는 지난 13~14일 수도 쿠알라룸푸르를 포함, 스와치 매장이 있는 말레이 전역의 쇼핑몰 11곳을 급습한 말레이 당국에 의해 1만4000달러(약 1844만원) 상당의 시계 164개를 압수 당했다고 밝혔다. 해당 시계는 LGBT(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의 권익을 옹호하는 스와치의 무지개색 '프라이드 컬렉션' 시계다.

말레이 당국은 13~14일 스와치 시계를 압수한 것은 맞다고 밝혔지만 로이터 등 언론의 논평 요청에는 즉시 응답하지 않았다. AFP가 한 매장에서 입수한 당국의 통지서에는 "LGBT 요소가 있는 스와치 시계 22개를 압수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해당 통지서에 따르면 당국이 시계 압수에 근거한 법률은 1984년 제정된 언론 및 출판물 법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조항이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시계에 'LGBT'란 글자가 새겨져 있고 7색 무지개가 아닌 (LGBT를 상징하는) 6색 무지개가 있다는 점을 들어 당국의 압수 조치를 옹호했다.

스와치 본사 측은 말레이 당국의 압수 조치에 강력히 반발했다. 닉 하이에크 스와치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무지개 색상을 사용하고 평화와 사랑의 메시지를 담은 시계 컬렉션이 어떻게 해로울 수 있다는 것인지 심히 우려스럽다"며 "말레이 하늘에 일 년에 수천 번씩 나타나는 무지개는 당국이 어떻게 압수할지 궁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와치 말레이시아 측은 "스위스 본사의 지시에 따라 재고를 보충해 매장에 다시 진열할 예정"이라 밝혔다. 스위스 현지매체도 스와치 그룹이 상품 회수를 위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 보도했다.

이슬람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선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따라 동성애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처벌한다. 최근 말레이시아에선 동성애를 비롯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편협함이 커지고 있어 인권단체와 활동가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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