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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카는 우리 것”…호주, 뉴질랜드와 상표권 분쟁서 또 승리

“마누카는 우리 것”…호주, 뉴질랜드와 상표권 분쟁서 또 승리

기사승인 2023. 05. 2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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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카는 마오리어에서 차용된 영어일뿐"
www.flickr.com
뉴질랜드 지식재산권 사무소가 호주산 꿀에 '마누카'라는 이름을 사용할 권리를 인정했다./사진=flickr
호주가 뉴질랜드와 '마누카 꿀'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권리를 두고 벌여온 수년간의 법적 싸움에서 승리했다. 뉴질랜드는 그동안 마누카가 자국 원주민인 마오리족이 사용하는 언어의 단어이자 뉴질랜드의 독특한 산물이라 주장하면서, 마누카 꿀이라는 이름은 뉴질랜드만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호주 나인 뉴스는 25일(현지시간) 뉴질랜드 지식재산권 사무소가 호주양봉협회의 주장을 받아들여 호주산 꿀에도 마누카라는 이름을 사용할 권리를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마누카 꿀의 시장 규모는 연간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 호주산 마누카 꿀의 시장점유율은 5~10%로 알려졌다. 호주양봉협회는 "호주가 이번 상표권 분쟁에서 졌다면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면서 "이번 판결이 호주 생산자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마누카 상표권 논쟁의 중심에는 꿀벌이 마누카 꿀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식물이 뉴질랜드의 고유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있었다. 뉴질랜드 지식재산권 사무소는 마누카 꿀에 사용되는 식물은 뉴질랜드뿐만 아니라 호주에서도 발견되기 때문에 뉴질랜드의 고유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마누카'라는 단어의 기원에 대한 판단도 이뤄졌다. 이번 판결을 한 심사관은 마누카가 보물로 번역되는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이 쓰는 단어라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이 단어가 이미 여러 해 동안 마오리어에서 차용된 영어 단어로 사용돼 왔기 때문에 뉴질랜드에 지식재산권을 부여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뉴질랜드가 영국, 미국, 호주에서 이 단어를 상표로 등록하려 했던 시도가 실패한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이나 특정 품목의 포도 이름에 지식재산권이 인정된 대표적인 사례는 와인이다. EU(유럽연합)는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하는 국가에 지리적 표시에 대한 EU의 권리를 인정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호주는 샴페인과 부르고뉴와 같은 2000개 이상의 EU 와인의 상표권을 인정했고, EU도 바로사 밸리와 마가렛 리버를 포함한 100개 이상의 이름을 호주가 독점적으로 사용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호주양봉협회는 마누카 분쟁에서 승리했지만, 호주 와인 업계는 유럽으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호주산 스파클링 와인이 사용하는 프로세코 포도에 대해 EU가 상표권을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EU는 이 품종이 원산지인 이탈리아 베네토 지역에서 1990년 후반 호주로 무단 반출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호주 와인이 이 명칭을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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