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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예방 헬리코박터 제균치료 관상동맥 질환 예방 효과 확인

위암 예방 헬리코박터 제균치료 관상동맥 질환 예방 효과 확인

기사승인 2023. 06. 0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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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김나영 교수, 남성 65세 이하·여성 65세 이상 효과 두드러져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김상빈 소화기내과 전문의,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황인창 교수(좌측부터)
위암 예방을 위한 헬리코박터 제균치료가 관상동맥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분당서울대병원은 김나영 소화기내과 교수팀(김상빈 소화기내과 전문의·황인창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이 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가 남성 65세 이하, 여성 65세 이상에서 관상동맥 질환의 예방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헬리코박터(Helicobacter)'에 게재됐다.

연구는 지난 2003~2022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위내시경을 받은 760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교수팀은 관상동맥 질환이 없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자 4765명에 대해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3783명)와 제균하지 않은 환자(982명)의 관상동맥 질환의 누적 발병 유무를 장기간 추적관찰 했다. 두 그룹은 연령, 성별, 음주량, 흡연 여부, 당뇨병, 고혈압, 아스피린 섭취량 등의 차이가 없어 정확한 비교가 가능했다.

관상동맥석회화
석회화한 관상동맥 단면
그 결과 남녀 모두에서 제균 치료를 받아 헬리코박터균이 박멸된 환자들의 관상동맥 질환 누적 발병률이 비제균 그룹에 비해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은 65세 이하에서, 여성은 65세 이상에서 이러한 예방 효과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남녀 차이에 대해 교수팀은 여성호르몬(에스트로젠)이 감염에 대한 면역 반응을 강화하고 혈관을 확장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런 에스트로젠 수치가 비교적 낮은 65세 이하 남성이나 65세 이상 여성에서 제균 치료로 인한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높은 것으로 추정했다.

교수팀은 수년 전부터 헬리코박터 제균치료가 콜레스테롤 수치나 당화혈색소(HbA1c)가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줘 각종 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당뇨병·고지혈증 등의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규명해 온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이런 대사 질환으로부터 유발되는 중증 심혈관 질환의 예방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규명해 의미가 깊다는 것이 교수팀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남녀에 따라 다른 연령대에서 심장 질환의 예방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김나영 교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위암, 위궤양 등 위장 병변을 유발하는 균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전신의 염증성 사이토카인 활성화를 비롯해 지질 대사의 장애를 유발하고 혈관 손상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위험·다빈도 질환인 위암, 심근경색을 동시에 예방하는 효과가 규명된 만큼 감염이 확인된다면 제균 치료를 적극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체내 심장은 평생 동안 하루에 약 10만회를 박동하고 신체 전반에 혈액을 공급한다. 심장의 막대한 활동량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심장 근육 자체도 많은 산소와 영양분을 필요로 하는데 이를 위해 심장 근육에 혈액을 전달하는 세 가닥의 혈관이 '관상동맥'이다.

관상동맥은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등 대사 질환에 의해 손상되고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 쌓이는 동맥경화가 진행돼 혈관 내경이 크게 좁아지거나 막히게 되면 심장에 심각한 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

관상동맥이 대부분 막혀 심장 근육이 괴사할 시 '심근경색', 혈액의 흐름이 저해되며 흉통을 느끼면 '협심증'이다. 관상동맥 질환은 우리나라에서는 암에 이어 주요 사망 원인 2위에 꼽히고, 세계적으로는 가장 흔한 사망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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