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취재후일담]갈팡질팡하는 복지부, 때 이른 무더위에 벌써 지쳤나?

[취재후일담]갈팡질팡하는 복지부, 때 이른 무더위에 벌써 지쳤나?

기사승인 2023. 06. 01. 15:0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보건복지부(복지부)가 설득력이 떨어지는 정책 행보에 이어 이번에는 갈팡질팡하는 언론 소통으로 빈축을 샀다.

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를 위해 방한한 태평양도서국포럼(PIF) 회원국 정상 부부들 가운데 일부가 지난달 31일 복지부 주최로 마련된 의료서비스 체험 행사의 참석을 갑자기 취소한 이유와 관련해 복지부는 맨 처음 "몇몇 분들이 이날 아침 울린 경계경보에 깜짝 놀란 뒤 불참을 통보했다"고 알려왔다.

문제는 이후였다. 이를 두고 매체들의 기사화가 이어지자 복지부가 "연이은 일정으로 피로감을 느낀 분들이 불참했다. 행사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며 불참 사유를 뒤늦게 번복한 것이다.

처음 전한 사유는 '이 땅에서 평생을 산 나도 깜짝 놀랐는데, 한적하고 평화로운 섬나라에서 오신 분들은 오죽했을까'란 생각에 그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바뀐 내용은 어떤 기자의 지적처럼 한 나라의 최고위급 인사들을 '피곤하다며 예정됐던 초청국 행사도 안 가버리는 무책임한 사람들'로 자칫 오해하게 만들 소지가 다분했다.

복지부가 앞서 발표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의 수가(의료행위의 대가) 책정에 대해서도 여전히 말들이 많다. 건강보험 재정 악화 우려에도 시범사업 관리료 명목으로 기본 진찰료와 약제비의 30%를 더 얹어주기로 해서인데, "환자 확인과 시범사업 평가를 위한 진료 기록 제출 등에 추가 비용이 발생하므로 대면 진료보다 수가가 높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료계를 제외한 대다수 국민들은 복지부의 이같은 방침을 쉽게 납득하기 어려워하는 눈치다. '효과가 검증되지도 않은 방식의 새로운 진료에 우리가 왜 굳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는가'란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명쾌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윤석열 정부의 3대 핵심 국정 과제인 연금 개혁을 비롯해 간호법 파동까지 복지부가 등에 짊어진 짐이 너무 많다는 건 누가 봐도 잘 안다. 하지만 이게 변명이 될 순 없다. 여름이 빨리 찾아와 가뜩이나 지치고 힘 빠지는 요즘, 국민들의 행복한 삶 추구를 뒷받침하고 곁에서 도와야 할 이들이 국민들보다 먼저 더위를 먹은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