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 "검찰 위법증거로 언론플레이…제 반론권 어디서 확보하나"
'증거인멸 의혹' 등에도 반박…구체적 정황 묻자 불쾌감 토로
|
송 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23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지만 검찰은 "조사 계획이 없다"며 청사 입구에서 돌려보냈다. 송 전 대표는 지난달 2일에도 출석을 시도했다가 소득없이 돌아갔다.
두 차례 면담을 거부당한 송 전 대표는 작심한 듯 기자회견을 열고 "이정근 녹취록을 가지고 민주당 전체를 벌집 쑤셔놓은 듯 요란하게 수사를 하고 국회의원 2명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이 김건희 여사는 소환은커녕 서면 질문도 못 하고 있다"며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수사를 사실상 중단하고 모두 돈봉투 사건에 올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송 전 대표는 "검찰이 명확한 증거도 없이 위법 수집된 녹취록 증거만으로 매일 언론에 피의사실을 공표해 언론플레이하고 있다"면서 "저 송영길의 반론권은 어디서 확보할 수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송 전 대표는 검찰이 국회의원 29명의 동선 자료를 확보한 데 대해 "국회의원은 의원실·본회의장·상임위원장실을 수시로 왔다갔다 하는데 그 기록이 무슨 증거 능력이 있느냐"며 국회와 민주당을 창피 주기 위한 정치적 쇼"라고 말했다. 또한 12일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둔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을 거론하며 "주위 사람 괴롭히지 말고 저 송영길 구속영장을 청구하라"고 압박했다.
이날 송영길 전 대표는 검찰에 '깡통폰'을 제출해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적극 반박하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프랑스 갈 때 한국폰을 폐기했다. 귀국해 새로 사서 일주일 썼고, 그걸 제출한 것이다. 그걸로 무슨 깡통폰이라고 말할 수 있겠나"라며 "그런 논리라면 (휴대전화 비밀번호 공개를 거부한) 한 장관부터 처벌해야 한다. 자신에 대한 증거를 삭제한 것은 증거인멸죄가 되지 않는다는 게 대법원 판례"라고 반박했다.
또 송 전 대표는 자신이 돈봉투 살포에 공모했다는 의혹에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법정에서 다툴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특히 전당대회 당시 캠프 관계자들을 격려했다는 송 전 대표 말에 한 기자가 "격려한다는 게 정확히 어떤 말씀인가요"라고 되묻자, 그는 "언론이 항상 질문할 때 검찰 대리인으로 질문하지 말라"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본인이 검찰총장일 때는 청와대도 압수수색하고, 자기 상관이나 법무부 장관 다 수사하고 기소했다. 정권 잡고는 측근들 수사는 안 하고 1년 내내 야당만 수사하고 있다. 해도해도 너무한다"라며 "국민과 역사가 심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검찰 비판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 송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검찰청사 앞에서 '공정과 상식을 잃은 검찰!' 등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검찰은 수수자로 특정된 의원들부터 순차적으로 조사를 진행한 뒤 송 전 대표를 마지막에 부르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