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HD현대 회장, 수감 중인 노조간부 면회…노조 “환영”

1일 박근태 전 지부장 남몰래 면회…노조, 소식지 통해 조합원에 알려

권오갑 HD 회장이 지난 3월3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글로벌R&D센터에서 열린 제6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의안을 설명하고 있다. /제공=HD현대

권오갑 HD현대 회장이 최근 수감 중인 현대중공업 노조의 박근태 전 지부장을 면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행보로 단체교섭을 앞두고 노사간 관계 개선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HD현대중공업 노조(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8일 노조 소식지를 통해 "권 회장이 지난 1일 경주교도소에서 옥중 투쟁 중인 박근태 지부장을 면회해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박 전 지부장은 권 회장이 현대중공업 부회장으로 있을 당시, 노조 지부장으로 활동했다. 그는 지난 2019년 5월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에 반대하며 서울 종로구 현대중공업 사옥 앞에서 집회를 벌이다 불법 행위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징역 2년을 선고받아 수감 중이다.

권 회장은 주변에 알리지 않고 박 전 지부장을 면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노조도 박 전 지부장을 만나러 갔다가 권 회장의 면회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이번 면회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지난 구조조정 과정에서 박 전 지부장이 구속된 아픈 상처를 위로하고 치유하기 위한 노력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권 회장의 이번 방문은 올해 임금협상을 앞두고 노사간 신뢰를 쌓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노사는 지난해 단체교섭을 2013년 이후 9년 만에 무분규로 타결한 바 있다. 올해도 지난달 16일 임금협상 상견례를 가진 뒤 빠른 교섭 마무리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