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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후에도 계속 대만 문제를 비롯해 남중국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양국 간의 긴장이 조성되면서 날짜를 조율하는 것이 쉽지 않게 됐다. 일각에서는 방중 계획이 완전히 취소됐다는 단정적인 전망까지 나오고는 했다. 이번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ASC·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리샹푸(李尙福)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 간의 회담이 중국의 강력 반발로 불발됐기 때문에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최근 일부 고위급 대화가 재개되면서 분위기는 서서히 다시 반전되기에 이르렀다. 심지어 지난 4일에는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중국을 방문하면서 블링컨 장관의 방중 가능성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결국 방중 계획이 거의 확정되기에 이르렀다.
당연히 블링컨 장관의 방중이 양국의 관계가 갑작스레 급속히 가까워지는 전기가 될 수는 없다고 해야 한다. 중국이 미국 본토와 가까운 쿠바에 도청 기지를 건설하기로 비밀 합의했다는 미 언론의 보도로 인해 양국 관계가 다시 경색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분명 그렇다고 단언해도 좋다.
하지만 블링컨 장관의 방중은 역시 부정적이기보다는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고 해야 한다. 이 단정은 미국이 대중 압박 정책들을 끈질기게 추진하면서도 화전(和戰·화해와 충돌)을 모색하는 투트랙 전략을 쓰는 것이 확실해 보이는 현실을 직시할 경우 전혀 무리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의 방중이 양국 관계 개선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베이징 외교가에서 나오는 것은 너무 당연하지 않나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