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영 전 용인시정연구원 원장(정치학 박사)이 지난 2일 ‘조선시대 당쟁과 현대 한국정치에 대한 성찰과 모색’이란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백가공명
정원영 전 용인시정연구원 원장(정치학 박사)은 지난 2일 정책포럼 ‘백가공명’에 초청되어 ‘조선시대 당쟁과 현대 한국정치에 대한 성찰과 모색’이란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정 전 원장은 한국학 연구의 중심기관인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한국정치를 전공한 전문 연구자이며 정치학 박사다. 그는 한국학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정 박사는 이날 “시절이 어려우면 역사로 돌아가라. 역사에 모든 답이 있다. 역사를 돌아보는 것은 여기서 배울 교훈과 오늘날의 현실을 헤쳐 나가는 지혜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제식민사학자들은 ‘당파싸움 때문에 조선이 망했다’고 주장했는데, 그렇지 않다. 당쟁이 치열해질수록 조선의 임금은 성군이 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백성들도 편안했다”며 “정적이 건재해 서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정치인들은 부패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식민사관의 논리를 비판했다.
그는 “조선이 망한 이유에 대해서는, 당파싸움, 쇄국정책, 양반의 수탈, 신분제 등 다양한 견해가 있지만, 실제로는 외척들의 ‘세도정치’ 때문이었다”며 “순조 이후 특정가문이 독재하는 ‘세도정치’의 시작으로 붕당은 정치세력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해 당쟁이 종말을 맺게 되었다”고 밝혔다.
정 박사는 “조선시대 당쟁의 현대적 의의로 당쟁은 전문가로 구성된 ‘학자정치가 시대’의 개막이었다”며 “당시 붕당은 학문적 기반 갖고 나름의 철학과 세계관으로 시대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책을 내면서 당파를 나누어 정치한 것이 전 세계에 유래 없는 선진화된 ‘문치주의’ 정치방식이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당쟁은 언론삼사를 통한 공론을 중시한 ‘여론정치’의 효시가 되었다”며 “여론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권력을 잡는 현대 민주주의 정치와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정 박사는 “붕당 간의 상호 비판과 견제로 부정부패를 막는 ‘도덕정치’를 구현했다. 그런 전통과 정치문화가 이어져 현재 공직자 임명 때엔 인사청문회를 열어 정책뿐만 아니라 도덕성 검증을 중요하게 다루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당쟁이 심할 땐 강력한 군왕의 리더십으로 당파를 가리지 않고 고르게 인재를 등용하는 ‘탕평정치’를 실시했다”며 “현대 정치에서도 대통령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인재를 임명하면 정치안정 도모와 공존과 상생의 정치 모색에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백가공명’은 한국의 지도자들이 강연을 한 유서 깊은 정책포럼으로 알려졌다.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모여 대한민국 발전과 올바른 정책 연구 및 개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