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 아닌 자립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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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풀무원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 사업장 '풀무원투게더'를 방문했다. 풀무원투게더는 유치원을 연상케 하는 외부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김 공장장은 "풀무원투게더를 '어른 유치원'이라고도 부른다"며 "장애인들은 새로운 환경변화에 민감하고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므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과 같이 포근하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게 디자인을 해 공사를 했다"고 말했다.
풀무원은 장애인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한 CSV(공유가치창출) 활동의 일환으로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설립했다.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자회사에 고용된 장애인을 모회사가 고용한 것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기업에게는 장애인 고용 의무를 충족할 수 있도록 한다. 모회사인 풀무원푸드앤컬처가 100% 출자해 설립됐다.
풀무원투게더의 장애인 직원들은 지난 6월 19일부터 입사해 근무에 들어갔다. 2차 모집은 9월로 20명 정도를 추가 채용할 예정이다. 이들의 직무교육은 김 공장장이 맡고 있다. 김 공장장은 매일 30분 가량 면담을 진행하며 직원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관심을 쏟는다. 그는 "매주 금요일 5시부터 6시까지 전체교육을 진행한다"며 "이번주에 한 일과 다음주에는 어떤 작업을 할지 체크한다"고 설명했다.
장애인표준사업장의 평균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비율은 대부분 4대 6 정도로 비장애인 위주이지만 풀무원투게더는 80% 이상이 장애인으로 구성됐다. 특히 장애인 직무가 제과제빵, 바리스타 등으로 제한적인 반면 풀무원투게더는 풀무원 식품의 온라인 주문 나또택배 출고작업 등으로 운영 아이템을 새롭게 하고 있다. 향후에도 풀무원투게더는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직무를 개발해 모회사의 지원을 받지 않고도 운영이 가능한 자생력 있는 지속가능한 장애인사업장으로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풀무원투게더에서 생산되는 워터 아이스팩은 매일 1만개를 생산하고 있다. 그 외 나또 택배 주문 작업은 매일 400박스, 반려동물 간식 파우치 번들 조립작업은 500번들, 비정기적인 선물꾸러미 조립작업의 경우 최근에 복날꾸러미를 4000세트를 조립해 출고했다. 김 공장장은 "장애인들이 직접 주문수량을 체크해 물품을 담는다"며 "비장애인 직원들이 송장을 뽑으면 나머지는 장애인 직원들이 직접 확인해 트레이에 담고 포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장애인 한 명이 하는걸 장애인 2.5명이 한다고 보면 된다"며 "속도 차이만 있을 뿐이지 품질면에서는 차이가 없다"고 강조한다.
대부분 장애인 사업장이 계약직으로 직원들을 고용했다면 풀무원투게더는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또 일반 장애인표준사업장 급여는 최저임금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나 풀무원투게더는 모회사의 장애인 수당 등을 포함해 일반 장애인표준사업장 보다 좀 더 높은 수준이다. 풀무원 전사기준의 복지혜택(경조사 등)을 적용받고 있다.
풀무원투게더에는 비장애인 3명, 장애인 23명으로 그중 중증장애인이 20명(3명 경증·사무직2명)이고 여자 중증장애인이 7명이다. 근무 시간은 오전, 오후반으로 나뉘며 각각 4시간씩이다. 조장 직급이라면 최대 8시간까지 근무가 가능하다. 직급은 3급으로 나뉜다.
풀무원투게더에서 나이가 가장 어린 막내 직원인 2003년생인 박소현씨(20)는 현재 공장 내에서 조장을 맡고 있다. 소현 씨는 이날 취재진에게 "조원들이 말을 안들을 때는 다시 얘기해줘요. 9월에 후배들이 오면 제가 잘 도와줘야죠. 이전 회사는 대기업이었지만 4시간밖에 일하지 못했어요. 여기는 8시간 일할 수 있고 돈을 더 벌 수 있어 좋아요. 저를 백업할 수 있는 친구들한테 일을 가르쳐주는 게 목표에요"라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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