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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호황보다 빠른 인력 이탈…HD현대·삼성重·한화오션, 작년 이직자 급증 왜?

수주 호황보다 빠른 인력 이탈…HD현대·삼성重·한화오션, 작년 이직자 급증 왜?

기사승인 2023. 08. 2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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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3사, 매해 퇴사자 수 지속 증가…삼성重, 지난해 퇴사자 700명으로 최대
고임금 산업군으로 이탈 사례↑…임금 인상 등 처우 개선 목소리 나오기도
한화오션 도크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전경. /한화오션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 호황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인력 이탈 현상을 겪고 있다. 연구, 설계 등을 담당하는 고급 인력이 미래 산업 분야로 넘어가는 사례가 늘면서다. 업계에선 우리나라 대표 전통산업인 조선업계의 고질적인 인력난 해소를 위해서는 긍정적인 이미지 개선과 더불어 처우 개선 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삼성중공업의 지속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퇴사자 수는 700명으로, 최근 4년(2019~2022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020년까지만 해도 200여명에 그쳤던 퇴직자 수는 2021년 616명으로 치솟은 뒤 지난해 더 증가했다. 이들 대부분(지난해 기준 590명)은 거제 조선소에서 근무했던 직원들로 파악됐다.

다른 조선사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의 이직자 수는 663명으로, 전년(392명) 대비 2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HD현대의 조선 3사(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중 가장 많은 직원을 보유한 HD현대중공업의 이직자 수는 △2020년 53명 △2021년 85명 △2022년 109명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내 퇴사자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는 △거제, 울산 등 지방 근무 △기대치보다 낮은 임금 △위험한 환경에 고강도 업무 등을 든다. 이 같은 이유를 들어 최근에는 조선 분야을 전공해도 조선소로 취업하지 않고 AI(인공지능), 이차전지 등 고임금 산업군으로 취업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조선·해양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조선해양산업 기술인력 양성 현황과 현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조선해양공학과 졸업생들이 취업한 사례를 살펴봤을 때 각 대학별로 적게는 50%, 많게는 80%가량 비조선 분야로 취업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에 근무하던 40~50대의 현장직이 이탈할 경우, 노련함을 갖춘 대체 인력을 찾기도 힘든 실정이다. 거제 조선소에서 근무 중인 박 모씨는 "경험 있는 생산 기사들이 대거 퇴사했고 설계 인원도 많이 빠져 나갔다"며 "현장 상황이 열악하다 보니 획기적인 처우 개선이 있지 않는 한 현장에 사람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푸념했다.

현재 조선 3사 모두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주가 눈에 띄게 증가하며 3년치 이상의 일감을 모아둔 상태다. 최근 들어선 자율운항선박, 친환경 선박 개발 등 신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만큼 고급 인력의 이탈을 막아야 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또 불황기를 거치며 상대적으로 타 분야에 비해 낮아진 임금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실제로 한화오션은 최근 사무직 직원의 연봉을 최대 1000만원 올렸으며, 현장직 노동조합과 기본급 11만1223원 인상, 격려금 300만원 지급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노사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임금협상을 진행 중이다.

조선·해양인적자원개발위원회는 "조선소들의 혁신적 인사제도의 시행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며 "연봉제나 개인 성취도를 높일 수 있는 조직이나 제도의 시행, 여성 인력 확대와 같은 여러 방안들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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