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THAILAND-POLITICS-PARLIAMENT <YONHAP NO-5086> (AFP) | 0 | 22일 상·하원 합동 총리 선출 투표에서 제30대 총리로 선출된 세타 타위신이 투표 이후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는 모습/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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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태국 총선에서 정계에 '데뷔'한 신인이자 부동산 재벌인 세타 타위신(60)이 제30대 태국 총리로 선출됐다. 제2당이자 연립정부 구성을 주도한 프아타이당은 그의 "비즈니스 통찰력과 경제 관리 능력"을 내세웠다.
1963년생인 세타 타위신은 태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산시리의 회장이자 최고 경영자(CEO) 출신이다. 지난 5월 총선을 앞두고 경영에서 은퇴,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프아타이당의 주요 총리 후보였지만 당원 명부엔 등재돼 있지 않고 선거구에 출마하지도 않았다. 그는 "하원의원이 되는 데는 관심이 없고 총리로 선출되지 못한다면 당의 자문 역할을 선호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태국 5대 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집안에서 출생한 그는 태국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쭐라롱껀 대학에서 토목공학 학사를, 미국 클레어몬트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마쳤다. 이후 프록터앤드갬블(P&G)에서 일을 시작한 그는 1988년 사촌들과 함께 부동산 개발업체인 산시리를 창립했다. 지난해 매출액이 297억밧(1조1천289억원)에 달하는 산시리는 태국에서 가장 큰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하나다. 192㎝의 장신인 그는 영국 축구클럽 리버풀의 열렬한 팬으로도 유명하다.
정계에 갓 입문한 '신인'이지만 그는 과거 기업인 시절부터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정치에 대해 논평하고 LGBTQ(성소수자) 권리와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명해 왔다. 지난해 말 정치 입문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프아타이당이 총선에서 제1당으로 등극하지 못하며 총리 후보로 부상했다.
당초 탁신 전 총리의 막내딸인 패통탄 친나왓이 총리 후보로 유력했지만 집권과 정부 구성을 위해 군부와 연대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정치적 색채가 옅은 기업가 출신의 세타가 타협안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현지 매체 크룽텝 투라킷이 CEO 1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선 중 약 66%가 그를 총리로 선호한다고 응답하는 등 경제계에서도 평판이 좋다.
그는 정계데뷔 후 미국의 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교육·의료나 식탁에 오르는 것들과 같은 기본적인 것들에서 사회적 불평등을 보고 느끼는 것이 슬프다. 태국과 같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국가의 방식이 아니다"라며 태국에 대한 절망감이 자신을 정치에 입문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 부양·사회 정의·좋은 거버넌스를 약속하는 캠페인을 추진해왔고 "선택할 권리, 징집으로부터의 자유와 LGBTQ(성소수자) 권리 등은 경기 부양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총선을 며칠 앞두고 2014년 군부 쿠데타의 주역인 쁘라윳 당시 총리나 쁘라윗 당시 부총리의 정당과 연합해야 한다면 총리직을 사임하겠다고도 밝혔다. 당시 그는 "쿠데타 군부에 대한 믿음이 없다"며 "같은 정부에서 그들과 함께 일하고 같은 내각에 앉아 있어야 한다는 것은…나 자신이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프아타이당이 친군부·보수정당과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연합을 꾸리자 지난 21일 "3개월 간의 정치적 교착 상태로 인해 우리가 말한 것을 잊어 버릴 필요가 생겼다"며 "당의 결정에 대한 대중의 비판에 슬프다. 하지만 우리는 현실에 살고 있다"고 밝혔다. 친군부·보수정당과 손잡은 프아타이당과 세타 타위신에 대한 비판으로 태국에선 SNS에 그를 향해 '#notmyPM(내 총리가 아니다'란 해시태그가 등장하기도 했다.
세타는 총리 후보 추대 직후 태국의 '폭로 제조기'인 마사지 업계 거물 추윗 카몬위싯의 폭로에 휩싸였다. 산시리가 부동산 개발을 위한 토지 매입 과정에서 여러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세타 총리는 해당 의혹과 함께 탁신가(家)와 군부로, 군부 중심 보수 세력과 민주 진영으로 나뉜 태국의 정치적 갈등을 봉합해 나가야 한단 과제를 맡았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불안한 정국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태국 경제를 살려내는 것도 그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