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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대차 노조, 파업보다 전기차 전환에 사활 걸 때

[사설] 현대차 노조, 파업보다 전기차 전환에 사활 걸 때

기사승인 2023. 08. 3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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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조가 파업을 볼모로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6월부터 임단협 협상을 해왔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급기야 지난 25일 파업을 예고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자동차 시장업의 80% 이상 점유하는 사실상 독과점 기업이다. 현대차 노조는 민노총 산하 노조 가운데 최대 단체로 만약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그 피해와 파급효과가 전방위적이다. 손실액은 적게는 1조원, 많게는 수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대 노조인 현대차가 파업할 경우 다른 사업장의 노사분규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현대차는 올 들어 사상 최고 영업실적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 4조2379억원을 거뒀다. 분기 실적으로 4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사상 최대실적과 달리 주가는 내리막이다. 영업실적과 기업가치가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이다. 엔진차 산업의 호황은 일시적이란 '피크아웃론'이 현대차의 가치를 짓누르고 있다.

지금 세계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기업가치가 현재의 이익수준이 아니라 미래의 전기차 생산능력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차 노조는 영업이익 분배에 대한 과도한 요구와 함께 중요한 경영 결정 측면에서 전기차 전환에 어깃장을 놓고 있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다. 현대차가 미국시장에서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것도 노조의 현지 공장 설립 반대 때문이지 않은가.

현대차가 '노조 리스크'로 전기차 전환에 실패하면 현대차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 빠른 시장 흐름에 따른 과감한 해외 투자가 필요한 전기차 전환 시대에 노조가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국내시장과 미국시장에서 현대차의 전기차는 시장 침투율 10% 미만으로 아직 미미한 존재다. 기존 내연기관 엔진차 생산 시스템은 전기차 관점에서 보면 가치창출이 어려운 '매몰자산'이다. 지금은 현대차 노조가 눈앞의 작은 이익보다는 멀리 내다보고 미래 먹거리 확보에 사활을 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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