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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권 장세 지속 전망…은행株로 시선 돌리는 투자자들

박스권 장세 지속 전망…은행株로 시선 돌리는 투자자들

기사승인 2023. 09. 1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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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대금 하락으로 안정 종목 투자
하나금융 주가 14.9%…최대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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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본점 사옥 /제공=각사
은행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더불어 테마주 실종으로 거래대금이 줄면서, 투자자들은 배당률이 높고 안정적인 종목에 투자하는 모양새다. 견조한 실적 대비 주식시장에서 저평가되고 있는 점도 투자자들의 이목을 끄는 지점이다. 이에 은행주들의 주가는 최근 한 달간 최대 15%까지 반등했다.

최근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들의 기업대출 경쟁이 심해질 경우, 이자를 제때 받지 못하게 되면서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6일을 시작으로 한 달 동안 하나금융지주의 주가는 14.9%로 가장 많이 상승했다. 그 다음으로 우리금융지주 11.2%, 신한지주 10%, 기업은행 8.8%, BNK금융지주 8.3% 순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은행주들이 종목으로 포함돼 있는 지수인 KRX 은행과 KRX 300 금융도 각각 8.17%, 8.06%를 기록했다.

하반기 들어 다소 지지부진했던 은행주들이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국내 증시의 박스권 장세가 하반기 동안 이어질 것으로 점쳐지면서 투심이 경기방어주 혹은 고배당주로 향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또한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고금리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내부적으로도 테마주 열풍이 사그라들면서 거래대금이 줄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인 실적을 올리거나, 주가 수준이 안정적인 종목에 투자 매력을 느낀 것이다.

은행주들이 주식시장에서 저평가되고 있는 점도 투자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국내 은행주들이 견조한 실적을 이어오고 있음에도 저평가에 머물러 있자, 금융지주 회장들은 주주들의 투자를 독려하고자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현재 KRX 은행과 KRX 300 금융 지수에 포함돼 있는 은행주들 중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을 넘는 종목은 카카오뱅크 외엔 없다. PBR은 기업이 1주당 어느 정도의 자기자본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1보다 작으면 저평가된 기업, 1보다 크면 고평가된 기업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은행주를 향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돋보인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9월 들어 이날까지 KRX 은행 지수에 포함된 은행주들을 총 1332억7400만원어치 순매수 했다. 이는 지난 8월 순매수액(682억7100만원) 대비 48.8% 증가한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하나금융지주 532억원, 우리금융지주 500억원, 신한지주 325억원, BNK금융지주 131억원, 기업은행 79억원, DGB금융지주 48억원, 제주은행 7400만원을 순매수했다. 해당 종목들 대부분은 업계로부터 고배당주로 평가되고 있는 은행주들이다. 하나증권은 우리금융지주의 배당수익률을 9.6%, 신한지주 6.3%, 하나금융지주 9.0%, BNK금융지주 9.7%, 기업은행 9.7%로 추정했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이 급증하는 가계대출에 제동을 걸면서 은행들은 수익성 방어를 위해 기업대출 경쟁에 나선 상황이다. 은행들의 무리한 대출 경쟁이 건전성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빚을 제대로 갚지 못하는 기업이 늘어나면 은행의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테마 장세 움직임이 계속돼 투자자들의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으며 연말이 다가오면서 은행 등 금융업종의 고배당 매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라며 "특히 상대적으로 배당락 영향이 작고 지속적으로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한 주주가치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시중은행지주가 유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계대출 규제와 관련해서는 "현재 은행들의 가계대출 성장률은 예상했던 것보다 잘나온 수준이기 때문에 규제로 인해 가계대출이 위축된다고 하더라도 원래 예상치보다 크게 변화하진 않을 것"이라며 "결국 은행주들의 주가에는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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