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lip20230919132211 | 0 | 일본에서 여성 특유의 질환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내셔널 치료센터가 국립 의료연구센터 부지 내에 설립된다. /일본 국립 의료연구센터 공식 사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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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여성 질병 전문 치료기관을 신설한다.
18일 마이니치 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날 여성 특유의 건강문제에 대한 연구와 치료의 사령탑이 될 '여성 전문질환 내셔널 치료센터'의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후생성 발표에 따르면 해당 기관은 국립 의료연구센터 부지 내에 지어질 예정으로 2024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성 전문질환 내셔널 치료센터는 미국이 1990년에 설립한 여성 질환 특화 연구기관인 '여성건강연구국(ORWH)'을 모태로 하고 있다. 그간 일본 정부 내에서도 필요성이 강조되며 2014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정부 입법안을 발의했으나 자민당 내 극우 보수파의 반대로 기각돼 왔다.
후생성은 갈수록 심화돼 가고 있는 저출산 문제에 여성의 불임 문제와 경력 단절로 인한 임신 기피 현상이 있다고 보고, 여성 질환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이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의료기관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후생성 관계자는 "여성은 인생의 단계별로 우울증, PMS,갱년기 질환, 유방암, 자궁암 등 호르몬 밸런스의 변화로 인한 여러 가지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한다"며 "여성의 건강문제를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국민 한명 한명이 여성의 건강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이해를 할 필요가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후생성은 여성 특유의 질환에 대한 첫 실태조사도 실시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밝혔다. 전국의 각 연령대별 여성 5000여명을 대상으로 각 연령대별 자궁암과 유방암 발병률, 폐경 후 골다공증의 발병률 등 특유 질환과 그로 인한 부작용, 합병증까지 자세히 분석해 현행 건강 검진의 내용을 개선하고 그 결과를 각 기업체에 공유해 여성의 경력단절이나 채용률 감소를 막는데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후생성 발표에 따르면 건강문제로 휴직, 퇴직해 경력 단절이 되는 여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연간 3628억엔(한화 약 3조62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관리직 등에 여성을 등용하는 기업의 비율은 현저히 적고 그 이유에 대해 여성의 건강 문제로 효율이 떨어진다는 점을 거론해 왔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이 문제를 과학적으로 공론화하려는 목적이라고 마이니치는 분석했다.
후생성은 내년 말 설립될 내셔널 치료센터는 다른 의료기관 및 연구기관과 협력해 여성 특유의 질환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제약회사와 치료약을 공동개발하는 등의 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를 원활히 하기위해 법제도 정비에도 착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의료계는 이 같은 정부 방침에 환영과 기대감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정책 방향이 다소 잘못된 번지수로 향한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여성질환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니시오카 에미코 산부인과 교수는 내셔널 치료센터의 연구에 대해 기대감을 표명하는 한편 "임신과 출산률에만 초점이 맞춰진 연구와 치료만 행해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된다"며 "내셔널 치료센터는 월경부터 갱년기 증상까지 여성이 건강하게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보공개와 홍보활동을 전개하려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