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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칼럼] 중산층 시니어 주거 복지 위해 민간임대 확대해야

[장용동 칼럼] 중산층 시니어 주거 복지 위해 민간임대 확대해야

기사승인 2023. 09.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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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업계의 올해 최대 화두는 건강한 노인을 위한 복지 주택(senior town)과 젊은이들의 코 리빙하우스(co-living house)이다. 수요층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면서 부동산 개발업계를 비롯해 이를 둘러싼 국토교통부 등 관련 정부 부처와 지자체, 건설 및 주거 서비스업계, 관련 학회 등의 협업과 향후 진로, 상품개발, 정책 방향 등이 뜨거운 화두다.

특히 불과 2년 후인 2025년에 이르면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명에 달해 초고령사회(고령인구 비율 20%)에 접어든다. 베이비붐 세대 등 65세 이상 노인 인구만도 927만명에 달할 정도로 급증 추세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우리의 고령화 속도에도 불구하고 중산층 시니어 타운은 2%의 바닥 수준을 밑돌 정도로 형편없는 상황이다. 보편적 노인 복지정책 체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구나 자식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건강한 상태에서 자유롭게 노후 여가를 즐기려는 사회적인 풍조가 급진전하면서 수요는 더욱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마곡지구나 강남 자곡동 등지에서 나온 노인복지주택 청약에 수천 명이 몰리고 입주까지 수년씩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이를 단적으로 입증해 준다. 수억원의 보증금에 월 수백만원씩을 받는 고급 시니어타운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이른바 건강한 중산층이 갈만한 유료 시니어타운은 손으로 꼽을 정도로 부족, 그야말로 정책의 사각지대다. 정부 부처 간의 정책 부조화 등으로 정책이 겉돌고 설계나 운영관리, 서비스 등 개발 경험 역시 짧은 업계의 현실을 고려하면 정책 조정과 방향 설정, 중산층 시니어타운 시설 확충은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다.

우선 그동안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요양에 중점을 둔 정책의 대변혁이 절대 필요하다. 노인은 건강한 액티브 시니어를 비롯해 거동이 불편한 노인, 병원급 요양이 필요한 노인 등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정책의 비중을 그동안 요양에 두었다면 이제 보편적 복지 개념으로 확장해야 옳다. 또 100세 건강 시대에 건강한 노인이 급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요양 위주에서 건강한 노인까지 주거복지 대상을 확대하고, 이를 노화나 장애 정도에 따라 차별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 예컨대 건강한 액티브 노인을 위한 복지 타운과 단순 요양과 도움이 필요한 요양원, 병원급 치료를 위한 의료지원형 요양시설 등을 단지화해 노화·장애 정도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게 해야 한다.

현재 논란이 되는 시니어 타운의 분양이냐 임대냐 하는 것도 원점에서 다시 짚어봐야 할 문제다. 지난 2015년 이전까지 분양 위주로 공급되던 것이 투기 바람 탓에 임대만 허용되었다. 이후 공급이 끊기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점은 심각하게 재고해 볼 만하다. 공급자 측면에서 보면 임대는 투자 비용 회수가 길어지고 월 생활비 등으로 수익을 보전하기 힘들다 보니 공급을 중단한 것이다. 관련 업계는 전매 제한 조건을 붙여 다시 분양 허용을 주장하지만, 편법·탈법 투기 바람은 불을 보듯 뻔하다. 오피스텔이나 생활 숙박시설처럼 난무할 게 뻔하다. 수요자 측면에서 보면 보증금과 월 생활비가 낮은 게 최선이다. 전세보증금에 국민연금과 주택연금 등을 적극 활용, 중산층 임대를 활성화하는 방향이 더 나을 수 있다.

따라서 민간 투자를 활성화해 시니어 하우스 임대주택을 확충하는 대안 검토를 제안하고 싶다. 고속도로처럼 민자를 투입한다면 대규모 단지로 규모의 경제가 확보되고 수익도 보전될 가능성이 크다. 과다 수익에 대한 비판 여론과 최소수익보장(MRG)제도 폐지로 다소 침체되어 있지만,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등 혁신적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생명보험회사 등 민간투자자들이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시설의 대형화·고급화를 달성한다면 공급자나 수요자 모두가 만족도가 높을 것이고 장기적 수익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이미 1만6700곳이나 운영 중인 일본의 중산층을 위한 서비스 지원형 고령자용 주택 제도 등도 수요층 지원 차원에서의 좋은 정책 본보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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