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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시 주석의 방한과 정상회담 개최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회담 결과 발표문도 상당히 긍정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 내 분위기는 상당히 다르다. 무엇보다 외교부가 공개한 발표문에 시 주석 방한 계획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
런민르바오(人民日報)를 비롯한 관영 언론은 한술 더 뜨고 있다. 시 주석이 방한할 정도로 양국 관계가 나아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양국 관계가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는 한국과는 확연하게 다른 태도라고 할 수 있다.
25일 열린 외교부의 정례 브리핑에 등장한 왕원빈(汪文斌) 대변인의 말도 큰 차이가 없었다. 한국의 한 기자가 "시 주석이 최근 한 총리와의 회담에서 한국 방문을 진지하게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측 입장은 어떤가?"라고 묻자 "이미 자료를 통해 중국 측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면서 애매하게 대답했다. 선의로 해석할 경우 "고민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나 반대로 하면 "갈 생각이 별로 없다"는 얘기가 되지 않을까 보인다.
한중일 정상회담 역시 마찬가지라고 해야 한다. 전혀 분위기가 뜨지 않고 있다. 왕 대변인 역시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한중일은 이웃국으로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면서 "3개국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는 뻔한 말을 했다. 한국이나 일본의 기대와는 달리 자국을 압박하는 미국 편을 일방적으로 드는 양국에 대한 앙금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말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