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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위 인니 대통령 아들, 정당 대표로…“정치 왕조”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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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3. 09. 26. 10:44

카에상
25일 저녁 인도네시아 연대당(PSI) 의장으로 선출된 직후 연설하고 있는 카에상 팡아릅의 모습/PSI 유튜브 캡쳐
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차남이 정당 대표로 선출됐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시장을 맡고 있는 장남에 더해 차남도 정당 대표를 맡으며 퇴임을 앞둔 조코위 대통령이 정치 왕조를 건설하려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6일 로이터에 따르면 전날 인도네시아 연대당(PSI)은 조코위 대통령의 차남인 카에상 팡아릅을 의장으로 선출했다. 그는 연설에서 아버지 조코위에 대한 경의를 표하며 "그의 정치에서 좋은 길을 개척하고 싶다"며 소감을 밝혔다. 통신은 PSI는 2014년 설립된 신생 소규모 정당으로 의회에 진출해 있진 않지만 소셜 미디어에 능통한 젊은 당원들이 내년 2월 대선에서 선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 가구 사업을 시작, 자수성가한 조코위 대통령은 2014년 대통령에 올랐다. 군부·부유한 엘리트와 정치 왕조가 지배하는 인도네시아 정치에서 역사상 최초의 직선제 정권 교체를 이뤄내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그런 조코위 역시 최근 몇 년 동안 자녀들을 통해 '정치적 유산'을 남기고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의 장남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는 아버지의 대를 이어 중부자바주(州) 솔로 시장을 맡고 있다. 내년 2월 대통령·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중부자바주나 자카르타주 주지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조코위 본인도 솔로 시장을 지낸 뒤 자카르타 주지사를 거쳐 대통령에 올랐다. 수마트라우타라주(州)의 메단시 시장을 맡고 있는 사위에 이어 차남도 정당 대표를 맡으며 조코위가 퇴임 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정치·사회변화 부서장 아리아 페르난데스는 인도네시아에서 정치 왕조가 더욱 두드러진 현상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 임기가 끝나가며 조코위 대통령의 성격도 변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 평가했다. 그는 "조코위 대통령의 정치적 결정 중 비민주적이라 여겨지는 것이 많았다"며 "그 중에는 정치 왕조도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정치 고위직을 마치 대를 이어 승계하듯 정치를 하는 '정치 왕조'가 흔하다.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32년에 달하는 독재 기간 동안 그의 장남은 내각 장관을 역임했다. 인도네시아 초대 대통령이었던 수카르노의 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도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역임한 데 이어 현 집권여당인 민주투쟁당(PDI-P)을 이끌고 있다. 메카와티 수카르노푸트리의 딸인 푸안 마하라니 역시 내각 장관을 거쳐 현재는 인도네시아의 하원 의장을 맡고 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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