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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쿡 제도, 팔라우, 마셜 제도, 사모아, 솔로몬 제도, 파푸아뉴기니 등 18개국의 정상, 외교부 장관 등 지도자들과 함께 제2차 태평양 도서국 포럼 정상회의를 가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남태평양이 2차 세계대전에서 협력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우리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 세계 역사의 많은 부분이 태평양에서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또 다른 종류의 전투가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고 해석했다.
미국은 이날 남태평양의 기후변화·자연재해 대응과 경제 성장을 위해 약 2억 달러(2680억원)를 추가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9월 14개 태평양 도서국이 참석한 가운데 처음 개최한 정상회의를 통해 8억1000만 달러(1조800억원)의 경제적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이날 쿡 제도, 니우에와 외교관계를 공식적으로 수립하기 위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지난 2월과 7월 솔로몬제도와 통가에 차례로 대사관을 연 미국은 내년 초 바누아투에도 대사관을 개설할 예정으로, 태평양 도서국과 관계 강화를 계속 시도하고 있다.
다만 미국 대사관이 30년 만에 문을 다시 열었던 솔로몬 제도의 머내시 소가바레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에 불참했다. 친중 성향으로 평가되는 소가바레 총리는 직전에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는 참석했으나 워싱턴DC에는 오지 않았다. 지난달 중국과 치안 협정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 바누아투의 새 총리도 불참했다.
중국은 미국의 대(對)중국 외교·군사적 포위망을 뚫고자 남태평양 도서국과 관계를 강화하며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크게 확대해 왔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에 실망감을 안기고 있는 솔로몬제도의 경우 지난해 중국과 안보 협정을 체결하며 중국군이 현지에 주둔하는 길을 열어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