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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 증권사, ‘소송가액’ 증가 추세… KB증권은 소송 건수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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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3. 10. 03. 17:32

KB증권 제외한 대형사 소송건수 비슷
10억원 이상 주요 소송가액 증가 추세
'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KB-삼성'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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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증권사 소송건수 및 소송가액 현황. /그래픽=아시아투데이
5대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의 소송건수가 줄어들었음에도 올 상반기 소송가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늘었다. 부동산PF, 해외대체투자를 비롯한 금리 변동성 등 증권사의 하반기 수익성 개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대표적인 우발채무인 소송 관련 비용의 증가는 추후 당기순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3일 금융투자협회와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기자본 규모 빅5 증권사의 올해 1분기 소송건수 합은 182건으로 전년 동기(269건) 대비 32.3% 감소했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의 소송건수는 소폭 늘어났지만, KB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소송건수를 각각 71건·16건·10건 줄이면서 감소세로 바뀌었다.

다만 이들 증권사들이 공개한 올 상반기 10억원 이상의 중요 소송가액은 증가 추세다. 소송은 잠재적인 부채인 우발부채에 속하는데, 국내외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해 관련 우발부채 관리가 필요한 증권사 입장에서는 소송 관련 우발부채 증가 또한 부담일 수 있다. 실제 소송 결과에 따라 당기순이익 개선에 악재가 되며, 증권사의 이미지·신뢰도 하락은 고객 이탈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공개된 소송가액의 총 액수가 가장 큰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올 상반기 기준 미래에셋증권이 공개한 중요 소송사건은 총 6건이다. 미래에셋증권이 피고인 소송과 원고 소송은 각각 3개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소송가액은 1307억9000만원으로 부당이득금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 19건은 피고 소송으로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관련 소송가액 총합은 2208억31000만원이다.

다음은 NH투자증권으로 올 상반기 중요 소송사건은 47건이다. 이 중 가장 높은 소송액은 1400억원이다. 단일 소송 액수로는 빅5 증권사 중 가장 크다. NH투자증권은 이 소송에 대해 유동화증권 관련 손해배상 잔부청구 건이라고 밝혔다. 전년 상반기엔 같은 기준으로 45건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소송가액 사건은 1055억6500만원 규모다. NH투자증권은 이 사건에 대해 DLS(파생결합증권) 관련 부당이득금반환 청구 소송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피고 소송으로 계류 중인 사건은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 총 24건이다. 총 소송가액은 748억7700만원이다. 원고 계류 소송건은 총 9건으로 소송가액이 752억9400만원이다. 피고·원고 소송가액 총액이 엇비슷하다. 개별 소송 건 중 피고 건으로 진행 중인 소송 중 가장 높은 소송가액은 308억8200만원이다.

총 소송 건수와 소송가액을 공개하지 않고 중요 소송 건을 보다 상세히 공개한 KB증권은 피고로 있는 '사모투자신탁 1호 판매' 관련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원고는 KB증권이 관련 상품 설명란의 주요 내용을 허위로 기재했다고 주장하며 374억7000만원 규모의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했다. 지난 상반기엔 매매계약 취소 혹은 채무불이행의 이유로 KB증권에 351억원 규모의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이 제기됐다.

삼성증권은 소송가액 규모가 가장 적었다. 삼성증권이 공개한 중요 소송건에서 당사가 피고로 계류 중인 건은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 18건이다. 소송가액은 약 77억원이다. 삼성증권은 "상기 소송 결과에 대한 합리적인 예측이 불가능하고, 자원 유출금액과 시기는 불확실하다"며 "장기적으로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은 중요하지 않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소송가액이 가장 큰 사건은 지난 2020년 원고들이 ETN투자로 손해를 입었다며 삼성증권에 불법행위 책임을 이유로 62억9000만원의 손해배상이 청구된 건이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소송 관련 우발채무는 증권사에 큰 부담이 아니었다"면서도 "부동산PF·해외대체투자 관련 우발채무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제 소송 관련 우발채무 증가가 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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