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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지난달 2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74주년 국경절 리셉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틀 후인 30일에는 인근 톈안먼(天安門)광장에서 열린 '열사기념일' 헌화 행사에도 불참했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비롯한 7명의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전원이 참석했는데도 그랬다.
리 부장은 올해 3월 초 열린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에 해당) 1차 회의에서 국방부 수장에 임명된 바 있다. 당정 중앙군사위원회 장비발전부장으로 재임 중이던 지난 2018년 러시아로부터 수호이(Su)-35 전투기 10대와 S-400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불법 구매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었음에도 시 주석이 인사를 강행한 것이다.
그만큼 그에 대한 신임이 두터웠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로켓군 수뇌부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비리는 이 신임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미국과 중국은 올해 중반 들어 외교, 경제, 글로벌 이슈 등에서 대화 채널을 속속 되살리고 있다. 그럼에도 유독 군사 채널 복원은 늦어지고 있다. 리 부장 등 중국군 지도부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상당한 걸림돌로 거론되고 있다. 그가 미중 갈등을 상징하는 인물 중 하나로 여겨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가 진짜 비리로 낙마했다면 미중 간의 군사 채널은 서서히 복원될 가능성이 높다. 이 점에서 보면 그의 낙마는 아이러니하기는 하나 양국 관계 개선에는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중국 입장에서는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