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아카데미 영화박물관에서 열린 제9회 브레이크스루 어워드( Breakthrough Prize awards)에서 헝가리계 미국인 생화학자 카탈린 카리코(L)와 미국 의사-과학자 드류 와이즈먼 박사가 참석한 모습. 헝가리계 미국인 생화학자 카탈리나 커리코와 미국 의사-과학자 드류 와이즈먼이 mRNA 백신 연구로 2023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했다고 노벨위원회가 2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발표했다./연합뉴스
카탈린 카리코 바이오엔테크(BioNTEC) 수석 부사장과 드류 바이스만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들은 전령 RNA(messenger RNA, mRNA)에 대해 꾸준히 이어온 연구 성과들을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이들의 연구가 화이자나 모더나의 mRNA 기반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의료계는 분석했다.
전령RNA는 DNA로부터 전사 과정을 거쳐 생산돼 세포질 안의 리보솜에 유전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단백질이 생산된다. 따라서 임상적으로 필요한 단백질의 유전정보로 코딩된 mRNA가 인체의 세포 내로 들어가면 원하는 단백질이 생성될 수 있다.
배성만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문제는 mRNA가 매우 불안정한 물질인 동시에 의도치 않게 강한 선천면역반응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임상적 응용에 제약이 있었는데 카탈린 카티코과 드류 바이스만 연구팀은 변형된 뉴클레오사이드를 이용해서 mRNA를 합성, 선천면역반응을 회피하고 안정성이 증가하는 기술을 처음으로 고안해냈다"며 "코로나19 판데믹 상황에서 mRNA백신이 신속하게 개발된 것은 이러한 mRNA 변형 기술의 응용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최근에는 바이오앤텍은 로슈와 손잡고 난치암의 대표격인 췌장암 백신 연구 진행했고 16명의 환자 중 T세포면역반응이 일어난 환자에서 일어나지 않은 환자에 비해 재발이 훨씬 적음을 발표했다"며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가능성을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서는 mRNA를 활용한 암백신 개발에 뛰어들 것은 자명한 일"이라며 "mRNA 암백신은 개발이 빠른 장점으로 맞춤형으로 백신을 개발하는 데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한 연구가 활발하다. 삼성서울병원 이세훈 교수는 KAIST 최정균 교수와 함께 올해 네이처 제네틱스에 항암백신 개발의 난제로 꼽히는 면역 반응성이 있는 신생항원을 예측하는 딥러닝 모델을 구축하고, 항암 반응성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해당 기술은 면역세포인 T세포가 암세포를 알아보고 공격하도록 제역할을 할 수 있는 항원을 골라낼 수 있도록 했다. mRNA백신이 암세포를 향해 정확한 타겟으로 찾아갈 수 있도록 길을 닦은 셈이다. 앞으로 암백신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연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