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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양국 정부 고위층들이 속속 회동했거나 만날 것으로 보이는 사실에서 무엇보다 잘 알 수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3일 전언에 따르면 우선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와 쑨웨이둥(孫衛東)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회동한 사실을 꼽아야 할 것 같다. 지난달 말 미 국무부에서 얼굴을 맞대 양국의 현안과 관련한 상당히 긍정적인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의 허리펑(何立峰) 부총리와 외교 사령탑인 왕이(王毅)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임) 등이 10월 중 방미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사실 역시 거론해야 한다. 둘 모두 미 고위 당국자들과 회동해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대통령 간의 11월 정상회담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의 참석을 거의 확정했다는 얘기가 될 수 있을 듯하다.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인 척 슈머 의원을 필두로 한 여야 상원의원단이 내주 중국을 방문, 양국 현안 논의에 나서게 되는 것 역시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이들이 현재 추진 중인 시 주석과의 면담에 성공할 경우 양국 관계는 새로운 극적 전환점을 맞이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은 중국과 경쟁은 이어가면서도 갈등이나 관계 단절은 바라지 않는 듯한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비롯해 재닛 옐런 재무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이 올해 하반기 들어 잇달아 중국을 방문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위원 겸 부장이 몰타에서 전격 회동, 관계 개선 분위기를 고조시킨 바도 있다.
중국 역시 미국과의 극단적 충돌을 바라지 않고 있다고 봐야 한다. 40년만에 최악이라는 경제 침체에서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는 미국과 잘 지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내년 4% 초반으로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는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양국 관계에 햇살이 지속적으로 비치는 것은 바로 이런 서로의 입장이 맞아떨어진 탓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