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네시’ 알고리즘으로 1조4000억 초과 수익 올려”

WSJ "아마존, '프로젝트 네시' 알고리즘으로 10억달러 이상 초과 수익 올려"
'네시'로 경쟁업체와 가격 조정
미 연방거래위, 아마존 상대 반독점 소송
"모든 소비자, 더 높은 가격 지불"

아마존 웹사이트 캡처.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미국 아마존이 코드명 '프로젝트 네시(Nessie)' 알고리즘을 이용해 10억달러(1조3600억원) 이상의 초과 수익을 올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아마존에 대해 제기한 전자상거래 시장 독점 소송장 편집본을 입수해 아마존이 '프로젝트 네시' 알고리즘을 사용해 경쟁업체들이 따를 수 있는 방식으로 가격을 얼마나 올릴 수 있는지를 테스트했다고 전했다.

이 알고리즘은 아마존이 쇼핑 카테고리 전반에서 상품 수익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는데 이는 아마존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가진 힘을 바탕으로 경쟁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하고, 고객에게 더 많은 돈을 부과하도록 유도했으며, 경쟁업체들이 가격을 아마존 수준까지 올리지 않은 경우엔 '네시'가 자동으로 해당 상품 가격을 통상 수준으로 되돌렸기 때문이라고 WSJ은 이 소송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설명했다.

또한 아마존은 타깃(target.com) 등 경쟁업체의 할인 가격에 아마존 가격을 맞추면 다른 경쟁업체들이 뒤따르게 되는 프로모션 연쇄 하락에도 '네시'를 사용했다. 타깃이 세일을 종료해도 아마존과 다른 경쟁업체들은 여전히 가격을 맞추고 있었기 때문에 낮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알고리즘 및 가격 책정팀에서 일했던 전 아마존 직원들이 밝혔다.

아마존은 이 알고리즘을 통해 10억달러 이상의 초과 이익을 올렸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말했다.

리나 칸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 지명자가 2021년 4월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연방의회의사당에서 진행된 상무·과학·교통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네시'는 아마존의 독점력이 소매업체의 소비자 가격 인상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고 FTC가 제소에서 제기한 여러 사례 중 하나다. FTC는 지난달 26일 17개주(州)와 함께 아마존이 전자상거래 시장 독점을 통해 쇼핑객들을 위한 품질을 떨어뜨리고, 판매자들에게는 과도한 요금을 부과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아마존 본사가 있는 워싱턴주 시애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FTC의 중심 주장은 아마존이 자사 웹사이트에서 제3자 판매자들에 대한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경쟁업체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을 포함해 모든 소비자가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게 된다는 것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판매자들은 도달 범위·소비자 기반·물류 능력 때문에 아마존을 사용할 수 없다고 느끼게 되고, 아마존은 판매자들이 다른 소매 플랫폼에서 자사보다 더 낮은 가격에 제품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FTC는 지적했다.

만약 판매자들이 다른 경쟁업체에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 아마존은 이 상품을 강등시켜 쇼핑객이 볼 수 없도록 하는 '처벌'을 가했다고 FTC는 밝혔다.

FTC는 아마존의 판매 비용이 수수료로 인해 다른 플랫폼보다 높고, 판매자들이 아마존 가격을 가장 낮게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소매업 전반에서 상품 가격이 더 높아진다고 비판했다. 미국 전체 전자상거래의 약 40%가 아마존 플랫폼에서 이뤄지는데 판매자들이 수수료와 다른 비용이 많이 드는 아마존에서 최저 가격을 제시하면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최저 가격 자체를 높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최근 수년 동안 아마존 판매자들에게 부과되는 수수료와 요금이 폭발적으로 상승했는데 아마존은 자사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판매 중 45%에 달하는 외부 판매자 판매 금액의 거의 절반을 챙기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 같은 FTC 지적에 대해 아마존 측 데이비드 자폴스키 대표 변호사는 FTC가 온라인 가격 책정과 경쟁 원리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WSJ은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