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는 '불수능'…1등급 4.4%, 6년새 최저
국어 작년 수능, 6월 모평보다 어려워…수학 다소 쉽게 출제
“킬러문항 배제로 국어가 상위권 변별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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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4학년도 수능 9월 모평 채점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채점 결과 국어는 작년 수능과 지난 6월 모평 대비 어렵게 출제됐다. 국어의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은 142점이다. 지난 6월 모평(136점)보다는 6점, 작년 수능 당시(134점)보다 8점 올랐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다. 표준점수는 수험생들의 상대적 성취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산출하기 때문에 시험이 어려울수록 상승한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점대 이상이면 어려운 시험으로 통하는데, 이번 모평에서 국어가 어려웠다는 의미다.
표준점수 최고점을 받은 수험생은 135명으로 집계돼 작년 수능(371명)의 3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1등급과 2등급을 가르는 커트라인(등급 컷)은 126점에서 130점으로 상승했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44점으로 지난 6월 모평(151점)에 비해 7점이, 작년 수능(145점)보다 1점 하락했다. 특히 킬러 문항 배제로 4점짜리 주관식 문제가 쉽게 출제되면서 최상위권 변별력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수학이 예년에 비해 다소 쉬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 인원은 2520명으로 작년 수능(934명)의 2.7배로 급증했다. 1등급 컷 역시 135점으로 6월 모평(134점), 작년 수능(133점) 대비 1~2점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수학보다 국어가 어렵게 출제되면서 상위권을 변별하는 주요 변수가 됐다는 평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킬러문항 배제 방침의 영향력은 국어보다는 수학에서 발생했다"며 "수학보다 상위권 변별력을 높인 국어가 올해 본 수능에서 변수로 부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학의 최상위권 변별력 하락에 대해 "전국 의대생 총정원이 3000명 가까이 되기 때문에 (만점자) 2500명 정도 수준으로 충분히 변별이 가능할 것"이라며 "수학뿐 아니라 다른 영역도 있어 (최상위권) 변별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절대평가인 영어는 어렵게 출제됐다. 영어 영역에서는 90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이 4.37%로 6월 모평(7.62%)보다 3.25%포인트, 작년 수능(7.83%)보다 3.4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영어 절대평가가 시행된 2018학년도 이래 가장 낮은 비율이다. 입시교육계는 영어 1등급 비율 7~8%를 적정 수준으로 평가한다는 점에서 이번 모평에서 영어 영역이 상당히 어려웠다는 평가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소장은 "영어가 절대평가임에도 상대평가 1등급 인원 비율에 근접하고, 6월 모평과 작년 수능 1등급 비율보다 아주 낮다는 건 이번 영어 영역의 난이도가 높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대체로 영어 1등급 비율이 낮으면 2등급 비율은 높아 1~2등급 내 인원 비율이 일정하게 유지되는데 이번 9월 모평은 6월 모평과 비교할 때 2등급 인원 비율 역시 낮았다"고 설명했다.
탐구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사회탐구의 경우 세계지리가 72점으로 가장 높았고, 동아시아사가 65점으로 가장 낮았다. 과학탐구에서는 지구과학Ⅱ 표준점수가 89점으로 최고, 지구과학Ⅰ이 66점으로 최저였다. 절대평가인 한국사 영역의 1등급 비율은 37.67%였고, 제2외국어·한문 영역 1등급 비율은 4.34∼15.63%였다.
한편 9월 모평에 응시한 수험생은 37만4907명이었으며 재학생은 28만4526명(75.9%), 재수생·N수생·검정고시 합격자 등은 9만381명(24.1%)이었다. 선택과목 체제인 국어 영역에서 화법과 작문은 58.6%, 언어와 매체는 41.4%가 선택했다. 수학에서는 가장 많은 51.3%의 수험생이 미적분을 골랐다. 확률과 통계는 45%, 기하는 3.7%였다.